home : dogscene :: 석재열의 영국 방문기 (Intro)
     

딱 한달 다녀온 것 치곤 제목이 좀 거창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1998년 6월을 기준으로) 영국에서 약 7개월째 연수중인 구본석 군도 있건만 말이다. 하지만 구본석 군의 얘기에 따르면 자꾸 보면 감각도 익숙해지고, 그게 생활이기에 당연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물론 맞는 얘기다. 우리도 뭔가 잘못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익숙하게 살기에 어쩌면 지나면서 보이는 것들이 당연한 지도 모른다. 우리가 뭔가 놓치는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 4월 30일 새벽에 도착하여 6월 1일 오후에 출발하기까지 내가 느꼈던 영국의 모습들을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모두 기록해 두지는 못했지만, 간단한 메모를 통해 나의 모든 메모리를 총동원하여 영국에 대한 얘기를 써보려 한다. 내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마도 이 글들은 분명 다른 파트에 들어가야할 글들(주로 Dog Feel 파트)임에 분명하지만 영국에서 느꼈던 생각들이기에 한 부분으로 몰아 넣는 것이 더 통일성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분명히 이 글속에 나타난 나의 감정과 생각들은 이방인으로서의 감정과 생각들이다. 나는 영국에 한달간 머무르는 관광객이었을 뿐이고, 또한 그들에게는 (아무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다수가 관광객이라 할 지라도) 이방인이었다. 또 내가 잠시 본석 군에게 빌붙어 살면서 어느 정도 얘기를 나눈 사람들 역시 세계 각국의 연수생들(이들도 영국에서는 이방인이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이방인들(연수생들)에게조차도 이방인(나는 연수생도 아니면서 그들에게 다가갔기에)이었다.

또한 아마도 (지금 대략적으로 떠오르는 단상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니) 앞으로 이 코너에 들어갈 글들은 대부분 영국에 대한 부러움과, 그 반대쪽에 서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회의감으로 채워질 것 같아서 무척이나 두렵다(누군가 나보고 애국자가 아니라고 돌을 던지겠다면 나는 기꺼이 맞겠다. 나는 애국자다 아니다로 따지는 이 세상의 이분법도 싫거니와, 또한 약간의 무정부주의자 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나보고 "IMF 시대라고 나라가 어려운 판국에 외국에 나가서 돈지랄하고 온 놈"이라는 소리를 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몇마디 변명을 하고 싶다. <난 내 인생에서 단 한번뿐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활용한 것이라고....> 난 이렇게 생각한다. 평생에 단 한번뿐이라면 누구든지 그 순간을 최대한 이용하고 즐겨야 한다고... 짧으면 짧고 길면 길지도 모르는 인생이지만 우린 너무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대신에 선택하는 것들이 어쩌면 남아있는 인생에서 무한반복루프를 돌아갈 그런 것들일 경우가 많다. 그 무한반복루프는 어쩌면 당장의 안락함일지도 모르고, 현실과의 타협일지도 모르며,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내 얼굴에 작은 미소를 만들어 줄 그런 행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마약처럼 달콤한 무한반복루프속에서 빠져나오기란 너무나 어렵다. 세상엔 또 다른 루프들이 너무나 많다. 다소 달콤하지는 않지만, 당장은 힘들지 모르지만, 그리고 아무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가끔 무한반복루프도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그림맞추기 퍼즐같은 인생의 작은 조각들인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평생에 단 한번뿐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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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행의 의미에만 충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