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Monocrom
 

 

 

 

 


01. 無所有 (13:13)
Part 1 강물처럼 흐르다 - Flow like a stream (04:39)
Part 2 The poomba (05: 22)
Part 3 I've got nothing, so i'm free (03:12)
02. The Grinder (05:21)
03.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 (04:18)
04. Machine Messiah (08:40)
05. Textbook suicide (06:32)
06. I'm your MAN (04:37)
07. Black sun (Prototype ver. 2.5) (06:02)
08. Go with the light (12:48)
Part 1 海 - The sea (02:34)
Part 2 煩惱의 이름 - The name of Klesa (03:26)
Part 3 처녀 비행 - The virgin flight (03:13)
Part 4 煩惱의 이름 - The name of Klesa (04:38)
(Hidden Track) Demo No.69 (03:57)

 

 

 

 

Monocrom are -
Crom : Editing, Programming, Keyboards, All lead& backing vocals
Chris Tsangarides : Elec.&Acc.Guitars, 5 string, fretless Bass

신해철. 그가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상당히 가늠하기 어렵다. 그의 행동(?)은 여러가지가 상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가지는 그의 앨범을 들어보면 느낄 수 있는, 현재와 얼마 후 찾아올 미래의 트랜드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대중적인 성향, 그리고 그의 가사와 음악적 시도에서 느낄 수 있는 반골(?)성향, 그리고 거기에 국내적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상업적인 방법론이 있을 것이고, 나머지는 궤변과 달변의 경계에서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 그의 언변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런 면들이 그를 대한민국 최고의 블록 버스터로 자리잡게 해준 것이며, 비록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 대중음악 판에서 가장 고민(?)하는 뮤지션중의 한사람으로 그를 꼽게 만든다.

Monocrom은 분명히 신해철 혼자만의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의 옆에 자리잡고 있는 Chris Tsangarides라는 파트너는 분명 이 앨범이 완성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물이다. 신체에 비유하면 신해철은 두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Chris Tsangarides는 두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두뇌라고 할지라도 손과 발, 심장이 없다면 생각을 실체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나 엔지니어이며, 음향학자이며, 프로듀서라는 다채로운 경력을 지니고 있는 Chris Tsangarides의 현실적인 역할은 의외로 크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Monocrom = 신해철 + Chris Tsangarides"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겠지만, 이글에서는 약간의 과장(?)을 발휘하여" Monocrom = 신해철"이라는 한정적인 공식을 사용하려한다. 따라서 이제부터 나올" 신해철"이라는 이름은 진짜로" 신해철"만을 의미할 수도 있고," Monocrom"이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 두가지 구분에 대한 판단은 각자 융통성을 발휘해 읽어주면 좋겠다.

우선 신해철은 이번 앨범에서 상당히 정확한 판단력을 발휘했다. 본인이 보기엔 이 앨범의 정확한 목표는 세계시장 진출의 전초전이며, 국내 발매는 국내에서의 베타 테스팅 과정일 뿐이라고 본다. 베타 테스터가 되었다고 광분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상당히 배타적이고 국지적인 음반 시장을 가지고 있는 국내에서의 테스팅은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판단을 신해철은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우선 이런 식으로 한국에 음반을 풀어서 얻는 반향에서 그는 다음을 준비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음악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국내에서의 위치를 좀더 확고히 할 수 있으며, 뿌린 것에 비해 그다지 이익(본인의 생각에 국한해서)이 나지는 않을거라 생각되어지지만, 금전적인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그가 팔아먹을 수 있는 음반 판매량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선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신해철이 트롯 음반을 발매한다해도 말이다... (어쩌면 진짜 낼지도 모르겠다. 신해철 정도면 원로가수 아닌가... 뀨꺄꺄..)

신해철은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뛰어난 판단력을 발휘했다. 국악(World Music)의 적극적인 수용이 그것이다. 현재 외국의 음악판의 상황은 상당히 혼란스럽다. 얼터너티브의 용사들은 점점 아웃사이더가 되어가고 있으며, 브릿팝의 강세도 상당히 위협받고 있다. 그 속에서 나타난 것들이 확실한(?) 개성과 의외성의 발휘였다. Kula Shaker는 산스크리트어(누가 알아듣겠어?)로 된 곡을 발표해 신비주의를 조장했으며, Bentley Rhythm Ace는 음악에 Cartoon Sound를 삽입해 코믹한 이미지를 차용했고, 포스트 모던 록의 기수라 불려지는 Stereolab은 아날로그 질감의 복고주의를 발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해철이 가지고 있는 개성은 어쩔 수 없이 국악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신해철의 여러 발언들을 참조하면 그가 우리나라의 국악에 모!든! 것을 걸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오히려 다양한 실험을 행하는 과정에서 그나마 가장 먼저 선택되었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이미 쟁쟁한 실력을 가진 밴드들이 포진하고 있는 세계 시장에 넥스트류의 음악으로 승부를 내서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하지만 이미 신해철은 넥스트 당시부터 실험을 시작하고 있었다. 1집 앨범 [Home]에 수록된 <증조할머니의 무덤가에서>라는 곡에서 국악 타악기 샘플링(일설에 따르면 이당시부터 국악기의 체계적인 샘플링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을 시도했으며,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라는 영화음악 음반에 실린 <코메리칸 블루스>는 넥스트의 [World] 앨범에서 국악을 첨가해 Version 3.1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97 동계유니버시아드 폐막식 음악에서 <Arirang>을 시도하며 점점 그의 야심은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넥스트를 해체하고 영국으로 날아가 버렸다.

신해철이 영국에서 들고온 지난 앨범인 [Crom's Techno Works]에 비교하자면 이번 앨범은 테크노보다는 Rock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 [Monocrom] 앨범은 테크노 기법을 수용하면서 Rock의 고리를 여전히 쥐고 있는 앨범이다. [Crom's Techno Works]는 아마도 이 앨범으로 넘어오기 전 단계로 영국에서 유행하는 테크노 기술을 이해하고 실험해보는 앨범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모노크롬 앨범은 지난 앨범을 토대로 완성되었다는 의미이다. 어찌보면 신해철이 영국에서 들고온 두장의 앨범(이번 모노크롬 앨범을 포함해서)은 모두 습작 개념의 앨범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2장의 앨범에서 우리들은 나름대로 즐거움을 누렸으니 억울해 할 이유는 없는 듯하다.
이번 앨범을 보면 신해철이 시도한 그동안의 국악 작업 성과를 볼 수 있다. 국악기의 샘플링 데이터를 정리하고 2곡의 대작에서 국악을 메인 테마로 작업을 시도한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테크노의 유행과 기술 발전의 사이드 이펙트 효과를 충분히 얻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신해철은 세계시장 진출의 화두를 국악에서 찾았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그 시도는 꽤나 그럴듯하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음절로 샘플링해 혼합했다는 판소리(엄밀히 말하면 민요)는 상당히 테크노적으로 효과를 낸다. 이 앨범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던 민요(장타령, 새타령)는 창을 하는 국악인들에 의해 불려지고 있는데 한국적인 한(恨)이 아주 우울하고 공격적인 색채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죽죽 늘어지는 민요가 아니라 딱딱 끊어지는 민요는 아주 애매하게 이중적인 느낌을 주면서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는 민요를 현대적으로 풀이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1번 트랙인 <無所有>에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대금 연주이다. 마치 물결치듯이 연주(Part 1 제목은 <강물처럼 흐르다>이니 물결 치는 것이 이해될 듯하다)되고 있기에 대금이라기 보다는 아날로그 신서사이저의 음색 변조처럼 느껴진다. 대금의 물결치는 효과는 대금의 뒤를 따라 다니는 신서사이저의 음의 변화와 일치하는 것으로 봐서, 그의 말처럼 Expander의 효과적인 사용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Expander는 다른 악기의 음을 Key 값으로 받아 Gate 효과를 내는 이펙터의 일종이다. 즉 간단하게 얘기하면 드럼 음을 Key 값으로 입력받아 대금 음과 연결시키면 드럼소리가 날 때마다 대금소리가 나오고, 드럼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대금소리도 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Threshold, Release, Attack를 조절하면 <無所有>의 대금 연주처럼 물결치게 만들 수 있게된다. 대금을 위해 신해철이 따로 Expander Key 트랙을 녹음했는지, 곡 자체의 리듬트랙을 사용했는지는 본인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대금만을 위해 따로 녹음해서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신해철에게 직접 물어보길 바란다) 인상적인 대금의 연주에 이어지는 것은 대금의 여운을 미쳐 음미할 새도 없이 유령처럼 아련히 떠도는 태평소로, 마치 대금의 사생아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력적이다. 은근슬쩍 <Part 2 The poomba>로 넘어가면 우리들에게 익숙한 <장타령-각설이타령>을 들을 수 있다. <장타령>은 일부러 거친 이펙터를 통해서 흘러나온다. 따라서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인생포기한 거지의 신세한탄조의 <장타령>이 아닌, 뭔가 가슴속에 가득 품고 있는 공격적인 <장타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장타령>에 비해 너무나 깨끗한 리듬의 연주는 이분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타협하지 않고 자유롭고 싶다는 <장타령>의 반골기질과 타협과 구속을 강요하는 리듬의 반복적 시도 사이의 충돌처럼... 결국 인공적 리듬 트랙은 자유로움을 강변하는 <장타령>에 밀려 잠시 사라지고 국악기 리듬만이 연주되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들어와 서로 강요하고 강요받는 관계가 아닌 공존하는 관계로 승화하며 융합한다.(이 부분에서 각설이 타령은 "얼씨구~ 씨구~"의 구절을 부르고 있으며, 앞부분에 비해 소리도 훨씬 작아져있다) <Part 3 I've got nothing, so i'm free>에서는 신해철이 쉴새없이 외치는 so I'm free와 보코더를 사용한 궁시렁거림(나레이션? 랩?), 품바, 대금, 태평소, 신서사이저, 베이스, 국악 리듬이 함께 어우러진다.

1번 트랙의 태평소 소리가 아스라이 사라지는 끝부분에 크로스페이드되며 2번 트랙 <The Grinder>의 드럼 Loop이 서서히 들어온다. 곡 전체를 떠받치고 있는, 금방이라도 떨어져버릴 것만 같은 묵직한 음색의 신서사이저(보도자료에 따르면 Oberheim Expander - 위에서 설명한 Expander와는 다른 단지 악기 이름뿐 - 라고 한다)가 인상적이며, 강한 발음의 속소리를 사용하고 있는 신해철의 보컬은 Pan 조작으로 자신의 위치를 바꾸며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이곡에서 Chris Tsangarides의 기타 톤은 Oberheim의 음색에 전혀 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앨범 전체적으로 그의 기타는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두터운 톤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세련된 톤으로 그의 위치가 결코 신해철 다음이 아니라 신해철과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3번 트랙인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는 개인적으로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에 실린 <후회란 말은 내겐 없는 것>과 같은 범주에 있는 곡이라 보여진다. <후회란 말은 내겐 없는 것>는 세상에 대해 외치는 신해철의 선언이었다면,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머야>는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온 물음의 해답을 갈구하는 듯한 절규이다. 또한 두 곡은 상당한 광기(狂氣)에 가까운 분위기를 동일하게 들려주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이 곡에서는 샘플링을 통해 테크노적으로 분해된 그의 보컬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됨으로써 혼돈에 빠진 자신을 표출하고 있다. (TV에서 이 곡을 부르던 신해철의 모습은 의외로 주술적이었다.) 듣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상당히 부담(마치 내게 물어보는 듯해서 가슴이 찔렸다)을 주는 곡이지만, 그나마 앨범 전체적으로 가장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곡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가사가 전부 한글이다.. 하핫)

기타가 상당히 강조되어서 그런지 4번째 트랙 <Machine Messiah>와 5번째 곡 <Textbook suicide>는 가장 넥스트적인 음악(그나마 여지껏 들어왔고 어느정도 수긍이 갈만한...)에 가까운 곡이다. 게다가 80년대로의 회귀(?)라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강렬한 기타 리프.. 하지만 가만 살펴보면 표현 방법 자체가 조금 다르다. Chris Tsangarides(이름 참 복잡하고 길다. 이제부터 그냥 Chris라고 하겠다)의 톱질하는 듯한 톤의 기계적인 헤비한 기타 리프는 드럼 Loop와 맞붙으면서 은근히 샘플링처럼 느껴진다. <Machine Messiah>에서는 곧 죽어도 기타가 곡을 이끌어나가려는 것에 대항하여 전자악기 음색이 계속해서 Attack을 시도하고 있으며, 오히려 음색의 명료함에 있어서는 기타 리프를 능가한다. 아마도 20세기의 주역이던 Electric Guitar를 전자 악기가 대체하려고 하면서 Machine Messiah의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샘플 사운드에 의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시뮬레이션도 마찬가지 시도로 느낄 수 있겠다. 오케스트라마저도 전자 악기가 대체한다는 것 자체가 Machine의 발전과 힘을 바탕으로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Textbook suicide>는 자동차가 시동을 걸고 떠나가는 이펙트로 시작을 하고, 신나는 기타 리프가 바로 뒤를 이어간다. 자동차 다큐멘타리 필름의 음악을 하다가 BMW 모델을 위해 우연히 만든 곡이라고 하는데, 달리는 느낌은 충분하다. 들어보면 드럼 사운드와 효과음에서 소리의 위치를 변화시켜 혼란을 야기시키는 약간의 장난을 쳤다. 헤드폰으로 드럼 솔로 부분을 들어보면 주변을 돌아 다니는 드럼을 느낄 수 있다.

6번째 트랙 <i'm your MAN>은 처음을 장식하는 좌우로 흐르는 기타 리프의 진행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느낌이 좋다. 그 뒤를 은근슬쩍 따라가고 있는 베이스의 흐름도 상당히 유연하고 부드럽다. 예전 넥스트 때의 흔적이 곡 구성에 녹아있으며, 신해철의 내리까는 저음 보컬, 코러스 진행, 그리고 힘겹게 쥐어짜는 샤우트는 망각하고 있던 넥스트 시절의 그를 다시 한번 기억나게 해준다. 이곡에서도 역시 보컬트랙의 리버브와 딜레이에 사용한 이펙터 효과는 상당히 세심하게 녹아있다. 곡의 후반부에서는 Chris의 기타 솔로를 앨범 전체를 통해 처음으로 듣게 된다. 3번째 곡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에 이은 2번째 한글 가사 곡이며 대중적인 곡이다.

7번째 트랙 <Black sun>은 3번째 트랙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의 초기버전이다. 글이 꽤나 길어져서 지치긴 하지만 간단하게라도 언급을 하고 넘어가야겠다. 우선 드럼 트랙에서는 큰 변화는 없는 듯하고, 보컬 트랙이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하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는 상당히 절망적이며 공격적이고, 흥분해있는 상태이지만, <Black sun>은 이와 반대로 서글프고 관조적이며 차분하다.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의 경우는 신해철 자신이 자신에게 외치는 관점이라면, 이 곡은 외부의 누군가(아마도 Chris가 될 것이다)가 신해철에게 나즈막하고 지능적으로 원하는 것에 대한 강요와 구속을 하는 관점이라고 느껴진다. 그런데 서로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하다. 계속적으로 툭툭 던져지는 Chris의 "What's up....."은 상당히 악마적으로 들린다. 그리고 국악적 코러스(처음엔 여성 국악인의 코러스가 주가 되지만, 곡의 후반부에서는 신해철의 코러스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가 첨가되어 꿈과 현실을 가로지르는 몽환적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8번째 트랙 <Go with the light>의 <Part 1 the sea>는 파도소리와 뽀글뽀글 떠오르는 물방울같은 음색에 국악기 연주가 합세한다. 그리고 낮은 음색의 신서사이저 음과 대금 소리가 가세하며 본격적인 연주를 시작한다. 바다속에서 진화하여 물 위로 떠오른 후, 장고에 맞추어 육지로 걸어들어와, 또 한번의 큰 진화를 준비하는 듯한 대금 연주 구성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짧은 연주 후 바로 <새타령>이 자연스럽게 들어오며 <Part 2 번뇌의 이름으로>가 시작된다. 날아 눼求 것에 대한 동경과 꿈을 찾기 위해 날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그동안 익숙했던 땅위에서의 생활 등등 사이에서 번뇌하는 내면을 <새타령>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의 후반부에 나오는 대금 연주는 이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의 극한을 묘사하는 듯하다. 대금에게 밀려 잠시 멈추었던 <새타령>이 다시 대금 연주에 수반되어 불리어 지며 우리나라의 장고 리듬이 아닌 서양의 드럼 사운드가 스물스물 기어들어온다. 그리고 드디어 다음 단계로의 진화를 결정한 신해철의 보컬이 여기에 가세한다. 전환을 위한 잠깐의 브레이크 후, <Part 3 처녀 비행>이 시작된다. 이 파트는 날아 다니는 조류로의 진화를 의미하는 듯하다. 그리고 처녀 비행을 시작한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날아 다니는 기분과 또 다른 세계를 찾은 기쁨이 중반부에서 대금이 다시금 나타남으로서 파트 3은 갈수록 어두운 분위기로 묘사된다. 이 분위기는 다음 파트 <번뇌의 아픔>을 예고한다. 결국 파트 3은 자연스럽게 <새타령>이 주가 되는 <Part 4 번뇌의 아픔>으로 연결이 되고 파트 4에서의 <새타령>은 날짐승이 된 후의 아픔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파트 4에서는 파트 2의 <새타령>과 파트 3에서의 신해철의 보컬, 장고와 서구적 드럼 루프, 이 곡에서 전체적으로 다음 단계로의 진화에 전환점 역할을 했던 대금이 혼란스럽게 뒤엉킨다. 정작 자신이 꿈꾸었던 세상이 다른 곳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지며 아파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희망과 꿈을 얘기하듯이 힘겹게 혼재된 악기들 속에서 자기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태평소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곡의 마지막에 이르면 아픔을 이기고 또 다른 진화를 위한 번뇌와 준비를 의미하는 <새타령>과 대금 연주가 다시금 나오며, 계속해서 멀리 나아가겠다는 의미의 여운을 남기면서 끝을 맺는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상당한 부담을 안겨준 신해철은 결국 히든트랙까지 첨가했다. 히든 트랙의 제목은 69번째 데모이기 때문에 <Demo No.69>라고 했다고 한다. 8번 트랙에 이어지는 몇분간의 공백 후 갑자기 터져나오는 헤비한 기타 리프가 초반을 주도하다가 빠지고 나면 이 앨범에서 참으로 많이도 써먹은 대금 연주가 잠깐 나온다. 그리고 다시 강력한 기타 리프로 돌아가 천천히 페이드 아웃되면서 끝이 난다. 둔탁한 느낌에서 날카로운 느낌으로 일정하게 순환되는 드럼 Loop이 인상적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앞에 있는 곡에서 시도한 것들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곡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이 너무 많이 첨가되었는데, 솔직하게 말한다면 너무 심각하게 감상한 본인의 말장난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번 반복해서 듣다보니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되며 하나의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고, 본인이 느낀 그 그림을 장황하게 얘기해 보았다. 그러나 이 그림의 원작자는 신해철이고 그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이 그림을 그렸는지는 신해철 자신만이 알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앨범은 신해철의 설명과 언변이 곁든 감상을 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오직 음악만을 들을 경우 그의 의도는 상당히 반감되는 듯하다. 감상자가 창작자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경우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음반은 감상할 때 고시 공부하듯이 머리싸매고 듣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간혹 이런 앨범을 들을 때마다 창작자에게 이것저것 물어가며 듣고 싶은 충동이 든다. 특히나 이 앨범처럼 기교적인 장난이 무수한 앨범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신해철이 과연 세계 시장 진출에 성공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이루어 낸 국내에서의 성공(사실 엄청난 성공 아닌가??)에 안주하지 않는 그의 시도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만, 그가 혹시나 세계시장 진출에 실패했을 경우에 대한 자금책(서비스 차원이라고 말한다면 할말 없지만..)으로 우리나라를 찔러볼 경우, 본인의 실망은 아마 극에 달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우리는 국내에 대한 서비스는 그만하고 애프터서비스 필요없는 상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19990526 [ 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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