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언타이틀 [vol.4]
 

 

 

 

 


01. 떠나가지 마세요 4:15
02. 나의 슬픈 사랑이야기 3:36
03. 사랑 연가 3:56
04. 댄스! 댄스! 댄스! 4:19
05. 하얀 사랑 4:06
06. 낮과 밤 4:47
07. 인연 4:00
08. 검은 위선 3:47
09. Love Song #2 4:04
10. Run 3:56
11. Play Boy! 4:06
12. Good Bye 3:54
13. 우리가 시작할 때... 거기엔 랩이 있었다 4:12

 

 

 

 

몇년 전 케이블 TV에 나온 그들의 뮤직 비디오 하나를 본 것이 그들과의 첫 만남이었다. 여자 친구를 기쁘게 해주려고 동네 극장을 빌려서 노래를 하는 뮤직 비디오였는데.. 제목은 <책임져>였다. 한참 10대 아이돌 스타들이 부지기수로 나오던 때였기에 무심코 넘겨 버렸던 기억이 난다. 한가지 참 재밌다라고 느낀 것은 <책임져>의 <책>과 <Check>을 연관시켜 인트로 부분에서 <Check Check 책임져>라고 내지르던 단순한 랩이었다. 그리고 언타이틀도 내겐 그저 그런 댄스 그룹중의 하나로 치부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또다시 본인의 관심을 이끌게 된 것은 3집에서의 의외적 사운드였으나, 본인도 세상의 모든 관심있는 음악을 다 들을 수는 없기에 그저 지나가 버렸다.

이제 어느새 그들이 5번째 앨범(리믹스 앨범을 포함)인 4집을 발매했다. 요즘같은 초스피드 시대에 단순한 10대 댄스 그룹이 4집까지 내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랴... 급기야 본인은 큰 맘 먹고 그들의 앨범을 구입하기로 결정했고.. DogBeck에 리뷰를 실어볼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당분간 최근의 댄스 및 힙합 계열의 앨범들을 몇 개 계속해서 써 볼 생각까지 하고 있다. 이미 DogSoul 파트에 올라간 <조pd>의 리뷰로부터 시작해서 <언타이틀>, 그리고 앞으로 <1999 대한민국>과 < 드렁큰 타이거>를 시리즈 방식으로 써보려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최근들어 DogSoul이 너무 국내 음반에 치중하고 있기에 힘(?)의 균형을 위해서라면 국내 음반을 좀 자제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언타이틀> 4집의 전체적인 느낌은 10대의 방황을 끝내버린 성숙한 모습(성숙해봐야 이제 막 10대를 넘어선 그들에게 무엇을 바라겠냐만..)이다. 데뷔 곡 <책임져>에서 들리던 어설프고 앳된 목소리는 어느새 나름의 성숙함을 가지고 대중들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언타이틀의 장점이자 단점인 멜로디 라인은 여전하다. 좋게 말하면 쉽고 편안하며 대중들의 감수성을 자근자근 건드리는 멜로디 라인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판 팔아먹기 좋은 간단하고 나이 어린 멜로디이다. 하지만 이들의 4집은 여러 면들이 같이 내포된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면들을 공략하면서도 그 대중성을 은근히 거부하며, 댄스곡도 아니며 힙합도 아니며 Funk도 아닌 아주 애매모호한 자세로 청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직 그들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기엔 어린 면이 있기 때문일까?

언타이틀의 음악을 건드리기 전에 잠시 랩의 몇가지 기본적인 것들을 얘기해 볼까 한다. 보통 Rap을 얘기할 때 3가지 면들을 강조한다. 라임(Rhyme)과 플로우(Flow), 그리고 스킬(Skill)이 그것이다. 라임은 발음의 유사성과 운을 맞추어 랩에 운율을 만들어 주는 가사이며, 플로우는 랩이 라임의 묘미를 살리면서도 가사의 흐름을 잃지 않는 것을 말한다. 라임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내용이 흐트러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두가지의 효율적인 조화로 래퍼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라임으로 운율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킬은 래핑의 테크닉을 말한다. 그냥 마구 중얼거린다면 랩의 재미를 느낄 수 없다. 훌륭한 래퍼는 나름대로 랩에 높낮이를 도입하고 목소리의 변화를 주면서 래핑을 한다. 이렇게 래퍼는 라임과 플로우가 잘 조화된 랩을 고유의 스킬을 가지고 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자.. 얘기가 좀 길어졌지만 이제 언타이틀 4집으로 들어가 보자.

언타이틀은 현재 정확히 양분된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음악과 보컬(비록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을 담당하는 언타이틀의 브레인 유건형, 그리고 랩을 담당하는 언타이틀의 섹시가이 서정환(이 놈도 약간의 노출증 환자인 듯한 옷을 즐겨 입는다)의 분업 체제는 상당히 효과적인 듯하다. 어차피 두 명이 같은 파트를 맡아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기 힘들다면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의 파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다. 이미 이 체제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에서 검증된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방법론에 가장 충실한 곡들이 바로 언타이틀 4집의 최고 진수로 나타나고 있다. 언타이틀만의 Funky Rap 곡인 <댄스! 댄스! 댄스!>, <낮과 밤>, <Play Boy!>가 그것이다. 이 3곡은 위에서 설명한 라임, 플로우, 스킬이 아주 잘 어울린 곡으로 서정환의 발군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 뒤를 충실히 보좌하고 있는 유건형의 작곡과 편곡은 위의 3곡을 보석처럼 빛나게 해준다. 세세한 라임에 대한 얘기는 이제 그만할 때가 된 듯하다. 이현도, 김진표 등에 의해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라임은 이제 대부분의 래퍼들이 인식을 하게 되었으며, 심지어 별 시덥지 않은 곡에서도 라임을 맞추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번 언타이틀 4집에서 들려지는 서정환의 랩 메이킹도 당대 최고 수준에 가깝다. 뛰어난 라임과 흐트러지지 않는 플로우에, 상당히 발전한 개성적인 스킬까지, 서정환도 이제 뛰어난 래퍼로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George Clinton의 곡을 샘플링한 <댄스! 댄스! 댄스!>는 보여주는 댄스가 아니라 댄스 자체의 흥겨움과 즐거움에 도취된 모습을 보여준다. 세밀한 신경을 쓴 스네어 음색에, 전체적으로 단순하지만 빈틈없이 들어간 악기를 바탕으로, 오버더빙을 통해 독특한 효과를 낸 래핑이 정확한 공간 속에 위치하며, 엔딩에서의 보코더와 스크래치로 단순함을 지워준다.
프로 도둑(?)의 독백(히죽..)에 가까운 <낮과 밤>은 몽롱한 느낌의 신서사이저 아르페지오를 바탕으로 담배불을 붙이는 이펙트로 시작한다. 역시 단순함을 바탕으로 한 곡이지만, 황금만능주의를 또 다르게 표현한 뚜렷한 플로우가 아주 인상적이며, 은근히 까대는 래핑이 포함되어 있다. 조용히 하라는 < 쉿!>을 <Shit!>으로 풀이해내고 있으며, <내 나이 18년 되던 해>에서 <18년>과 < 주머니 걱정에 한끼 두끼 굶지만 이것도 벅차>에서 <벅>은, <씹팔년>과 <Fuck>의 발음으로 귀착된다.
<낮과 밤>과 마찬가지로 신서사이저 아르페지오로 시작하는 <Play Boy!>는 Rick Jane과 Mary Jane Girls의 곡에서 샘플링한 샘플이 들어간 곡으로 오렌지족과 야타족을 그린 곡이다. 앞의 두곡에 비해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 곡이지만, 개성이 뚜렷한 Funk Rap이다. 샘플의 사용이 좀 과다하지만 충분히 자신들의 음악으로 소화해내고 있다.
하지만 위의 3곡은 완성도와 발군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느낌에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타이틀은 이번 앨범에서 자신들만의 비수를 감추고 그 주위에 대중들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대중적인 면들 속에 자신들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뚜렷한 포인트를 만들어 두었다는 면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가장 대중적인 타이틀 곡 <떠나가지 마세요>마저도 스네어 음색이 중간 중간 계속 바뀌며 평범함을 거부하는 듯 쉴새없는 변화를 주고 있다. <책임져>에서 들을 수 있었던 앳된 목소리가 아닌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더해지는, 묵직하고 두터운 맛을 주는 서정환의 랩과 깔끔하고 발랄한 맛을 주는 유건형의 랩의 대비 또한 특유의 맛을 주고 있다. <나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발라드의 정석인 피아노와 바이올린 인트로가 끝나고 무그 소리와 함께 나오는 잘게 쪼갠 약간 빠른 미디엄 템포의 드럼 비트를 바탕으로 한 너절한 사랑 노래이다. 언타이틀은 다행히 다른 댄스 가수들처럼 싸구려 발라드 사랑 노래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사랑 타령이라고 해도(뭐.. 대부분이 사랑 타령이지만..) 일정한 비트를 유지하고 있다. 비록 와와 기타와 기타 솔로가 상당히 인상적이긴 하지만 <사랑 연가>역시 대중적인 범위에서 벗어나는 곡은 아니다. 유치한 팡파레 인트로로 시작하는 <하얀 사랑>도 뒤로 깔리는 기타가 꽤 흥겨우나 듀스풍의 랩댄스 계열의 곡이다. 천둥과 야수의 울부짖음, 그리고 신서사이저 아르페지오 인트로를 가지고 있는 <인연>에 이르면, 여러 곡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정형적인 인트로와 편곡이 반복되는 유건형의 한계를 느낄 수 있다. 이 곡은 댄스를 차용한 트롯 멜로디 곡이다. 중간의 메탈성 기타의 유치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트롯, 메탈 기타, 랩, 댄스, 휘파람, 뽕뽕거리는 오락실 분위기의 이펙트 등등 너무 많은 것들을 가져다가 뒤범벅하는 과정에서 절제의 실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샘플시디에서 딴 듯한 주문을 외우는 주술적인 인트로(아.. 지겹다.. 유치한 인트로..)로 시작하는 <검은 위선>은 보컬 뒤로 흐르는 보코더가 독특한 효과를 낸다. 편곡에 상당한 신경을 쓴 듯한 곡으로 이것 저것 가져다 쓴 악기 구성이 상당히 복잡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컬 중심의 슬픈 댄스곡 포맷이기에 큰 효과는 없다. 앨범 전체적으로 나타난 사랑과 이별의 테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본 랩댄스곡 중 하나인 <Love Song #2>, 보컬 멜로디를 좀더 간결하게 처리하고 래핑에 중점을 두었다면 휠씬 좋은 곡이 되었을 <Run>은 힘있는 떼창 랩이 아주 깔끔하다. 서정환의 음산하고 낮은 톤의 래핑만이 상당히 인상적인 <Good Bye>, 언타이틀이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을 표현한 마지막 곡 <우리가 시작할 때... 거기엔 랩이 있었다>는 두 멤버의 주고받는 개성적인 래핑이 정겨운 곡이다.

언타이틀을 보면 솔직히 외모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 그다지 좋게 보이진 않는다. 사실 2명으로 떼거지로 나오는 그룹들보다 튀기 위해서는 더 되바라진 모습으로 나와야 하겠지만, 오히려 망가진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내가 그들을 이해하기엔 너무 늙어버린 것인지.... 아무리 나름대로 괜찮은 실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하면 상당히 고전하기 마련... 한창 젊을 때이겠지만 그들도 이젠 절제하는 것을 배워야 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앨범의 뒷면을 보면 <Untltle Forever>가 찍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번 앨범의 부제가 <Untitle Forever>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재 언타이틀이 <제2의 듀스>라는 이미지가 박혀있는 점에서 이 <Untitle Forvever>는 김성재 사후에 발매된 <Deux Forever>와 은근히 연결된다. 하지만 이런 점은 언타이틀의 지난 행보에 미루어 볼 때, 언젠가는 극복이 될 듯하다. 당분간 유건형, 서정환의 견고한 듀엣 체제가 흐트러지지 않을 듯하고, 이번 앨범의 좋은 반응 또한 앞으로의 힘으로 작용할 듯하다. 언젠가 그들이 듀스의 굴레를 벗고 그들의 무제(언타이틀)에 근사한 타이틀이 붙기를 기대해 본다. 19990401 [ TOP ]

 
 
 
 
 
     
     

 

비트를 전문으로 한다곤 하지만 일렉트로니카의 각종 하위장르들의 특징들을 일정부분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