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델리스파이스 [Welcome to the DeliHouse]
 

 

 

 

 


01. Welcome to the Delihouse
02. 현기증
03. 미안
04. 종이비행기
05. 마이웨이 (이제껏)
06. 달려라 자전거
07. 하이에나
08. 피난처
09. 인연
10. 태양의 계곡
11. 두눈을 감은 타조처럼
12. 원한다면
13. 회상 (allstar version)

 

 

 

 

우리가 델리스파이스라는 맛난 이름을 처음 접한 것도 어언 몇년이 흘렀다. 내 기억속엔 그들은 국내에서는 상당히 고급의 팝음악을 추구하는 팀으로 각인되어 있다. 실제로 델리스파이스의 데모테잎을 친구의 차안에서 처음 들었을 때 그 상쾌함과 깨끗함이란 당시 모던록계열 특히 멘체스터 사운드류의 음악에 탐닉하던 본인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현란하진 않지만 기분좋게 출렁거리는 그들의 음악은 우리음악계의 새로운 모범이 되어주리라 기대했었고 그 이후 그들이 원했건 그렇지 않던간에 델리스파이스의 영향력은 상당히 커져갔다. 신문이나 문화잡지에서 그들을 다루는 횟수가 늘어나고 고만고만한 새로운 음악을 '찾아듣는' 이들에 의해 델리의 팬베이스 내지 활동반경이 구축되어왔으며 꾸준히 넓혀져 왔다. 그런 그들이 햇수로 2년만에 새로운 앨범을 내고 다시 우리의 더듬이를 '자극'하고 있다.

첫번째 앨범과 비교해서 이번 작품에선 어느정도의 변화가 보인다. 우선 일집에서와는 사뭇 다른 멤버구성을 갖고 앨범작업을 했는데 샘플링과 키보드를 담당하던 이승기가 군대문제로 빠지고(하지만 앨범의 몇몇곡의 크레딧에 여전히 그의 이름이 보인다) 드럼의 오인록도 팀에서 빠져나갔다. 그 둘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코스모스와 퓨어디지털사일런스을 거친 양용준이 키보디스트로서 새로 가담했고 드럼에는 최재혁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기용되었다. 어쨌거나 밴드의 두 기둥은 스위트피(연초 독립제작 방식으로 앨범을 공개하기도 했던), VU(노이즈가든의 윤병주와의 프로젝트) 활동을 병행하는 김민규와 역시 주노3000(테크노성향의 프로젝트)의 활동을 함께 하는 윤준호이다. 두사람은 여전히 앨범에 모든 곡을 공동 부담하고 있고 예외는 있지만 자신의 곡을 직접 부르며 직접 프로듀싱하고 있다. 어쨌거나 첫앨범에서의 인상깊은 음악을 기억하는 이였다면 모두 다 기다렸음직한 델리스파이스의 두번째 앨범을 살펴보도록 하자.

1. Welcome to the Delihouse
라디오를 튜닝하는 효과음으로 구성된 짧은 인트로. 지난 앨범에서 쓰였던 멜로디가 잠깐 비친다. 다음곡< 현기증>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성이다.

2. 현기증
김민규의 곡으로 사실상의 오프닝 트랙인 이 곡은 전형적인 델리스파이스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환한 분위기의 기타, 토닥거리는듯 경쾌한 느낌의 리듬은 앨범을 듣기전에 가졌던 불안감 - 어느 뮤지션의 앨범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꽤 성공적인 앨범의 후속작에 거는 기대는 혹시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면 어쩌나 하는 느낌을 수반하게 된다 - 을 일소하는 역활을 한다. 가사에서 보이는 그들 특유의 감성적인 모습도 보기 좋다.

3. 미안
이번 앨범의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여러 외부음악인의 도움을 수용했다는 데 있다. 이 곡에서는 곱창전골의 기타리스트이자 황신혜밴드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는 하세가와 요헤이가 곡의 말미 엔딩솔로를 들려주고 있고 3인조 여성 보컬그룹 에코의 김정애가 보컬협연을 해주고 있다. 윤준호의 작품으로 그간 갈고닦은 샘플링 실력을 느낄 수도 있다. 이는 밴드를 떠나게 된 이승기의 몫을 그가 소화하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4. 종이비행기
현악기 스트링스의 사용이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나 있다. 버브(The Verve)의< Bitter Sweet Sympony>류의 전체를 두드러지게 감싸는 편곡은 아니고 그렇다고 김동률류의 구성은 더더욱 아니지만 스트링의 사용이 곡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후반부 치고 올라오는 부분은 또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와 더불어 김민규의 여린 보컬이 또다시 빛을 발하는 앨범의 필청트랙중 하나이다.

5. 마이웨이 (이제껏)
전곡의 스트링스의 사용이 이번 트랙에서는 보다 음량이 풍부해져서 들린다. 전앨범의< 챠우챠우>계열의 상당히 서정적인 곡으로 방송에서도 사랑을 받을만한 노래이다. 김민규의 지금껏 살아온 입장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보는 자신에 대한 따뜻한 미소를 느낄 수 있는 차분하면서도 역동적인 가사가 참으로 아름답다. 사실 델리스파이스가 사랑받는 이유중 하나가 이렇듯 정감어린 가사, 때로는 자기 주관의 상상을 재미있게 표현한 가사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대중음악인으로서 그들의 존재가치는 더욱 크다.

6. 달려라 자전거
김민규의 세곡의 트랙에 뒤이어 윤준호의 트랙이 또다시 등장했다. 사실 난 김민규의 보컬보다 윤준호의 그것이 더 맘에 든다. 물론 김민규의 여릿한 보컬도 개성있지만 '나름대로' 긴장감있는 윤준호의 보컬에 더 끌린다.< 노 캐리어>에서 들려줬던 그 '깐깐한'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앨범내에서 가장 친숙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며 분위기 또한 발랄하다. 특히 '야윈 어깨 젖은 눈길~~'로 시작되는 코러스는 한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여러분들이 이곡을 들으신다면 어느날 문득 코러스 부분을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게다.

7. 하이에나
델리스파이스와 노이즈가든의 만남. 이 곡에는 노이즈가든의 윤병주와 박건이 참여해주고 있다. 박건은 그 걸죽하면서도 드라이한 목소리로 게스트 보컬을, 윤병주는 첫번째 기타 솔로를 연주해주었다. 바닥에 깔린 뿅뿅거리는 프로그래밍된 리듬위에 - 테크노적인 성격이 보인다 - 날카로운 기타사운드가 상당한 매력포인트인 이 노래에서 델리스파이스는 항상 찌꺼기만을 찾아다니는 위장과 허세의 인간군들에게 '차라리 개가 되는 건 어떤지' 하며 슬쩍 권유하고 있다. 델리스파이스식 비꼬기.

8. 피난처
곡 전체의 톤이 매우 따뜻하게 녹음되어 있다. '얘야 춥거든 한시도 지체말고 언제든지 이 곳으로 돌아오겠니'와 같은 푸근한 느낌을 갖는 가사의 따뜻함은 청공간의 분위기를 자뭇 안온하게 만들어준다.

9. 인연
이 곡은 본앨범 보다 먼저 발매된 김민규의 프로젝트 스위트피의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버전을 달리하여 재수록 되었다. 곡의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피천득의 수필을 염두해두고 써진듯한 가사가 아련하다. 그 아련함이 상큼한 기타팝의 형태로 서로 이질적인 감각이 혼재되어 청자에게 다가온다. 스위트피 앨범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그 다른 버전은 어떨까 하는 의문이 드는 느낌이 좋은 곡이다.

10. 태양의 계곡
인스트루멘틀곡으로 김민규가 사용했다는 e-bow라는 악기의 음색이 도대체 뭘까 하고 몇번이고 유심하게 들어본 결과 기타연주 사이사이 그 위로 얹히는 바람소리같은 현악기 음색을 만들어준 악기가 아닐까 한다. (bow가 활이라는 뜻도 있으니 바이얼린과 같은 현악기음색의 악기인 것 같다는 생각) 전체적으론 팻 메스니의 짧은 소품같다라는 느낌도 든다.

11. 두눈을 감은 타조처럼
<미안>에서 잠깐 보컬을 들려주던 에코의 김정애가 메인보컬로 참여한 곡. 그 밖에 프랙탈이 프로그래밍과 샘플링으로 참여했다. 때문인지 앨범의 수록곡중 가장 친테크노 성향을 지니고 있다. 김정애의 보컬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상당히 힘들이지 않고 노래하고 있으며 또 한 그 목소리가 지상에서 약간 떠있는 것 처럼 들려 일렉트릭한 곡의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진다. 중간에 짧게 삽입된 가제보의< I Like Chopin>의 테마연주부분도 참신했다.

12. 원한다면
7분대의 긴 러닝타임을 지닌 곡으로 그 구성이 상당히 참신하며 지금까지의 곡들과는 사뭇 다르다. 차분한 분위기의 멜로디로 시작되어 윤준호의 초반이이후 계속되는 뚝심있는 베이스라인, 간간히 들리는 뿅뿅거리는 효과음, 갑자기 터져나오는 김민규의 딜레이가 걸린듯 만듯한 기타솔로, 백워드마스킹 효과가 곡전반부의 성격을 규정지어준다. 곡의 분위기는 중반이후 반전되어서 하드록연주에 주로 쓰이는 드럼패턴에 키보드 음색이 중심이된 연주가 계속이어지는데 이 부분의 연주는 독특하며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여기 사용된 키보드 음색이 재미있는데 하몬드 올갠 소리를 변형시킨 느낌때문에 부분적으로 사이키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라이브 때 연주하면 좋은 호응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13. 회상 (allstar version)
산울림의 명곡< 회상>을 리메이크 했다. 원곡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산울림의 대표곡중 하나인데다 이 곡을 델리스파이스가 리메이크 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하는 기대가 컸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그리고 본앨범보단 일찍 접해본 산울림 트리뷰트 앨범에서 다른 버전의 이 곡을 들었을 때 트리뷰트앨범내 어떤 팀보다 개성있게 연주해낸 그들의 재능에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있다. 델리스파이스는 먼저 트리뷰트앨범에 실린 곡에는 없던 랩부분을 Joosuc이라는 래퍼를 통해 보강했고 윤병주가 두번째 기타솔로를 맡게 해서 자신들의 앨범엔 -위에 올스버타전이라고도 명시해 놓았듯이- 좀 다른 구성으로 수록했다. 곡의 인트로 부분을 뽕짝식으로 연주한 점이나 중간과 아웃트로에 두란두란의< Ordinary World>의 테마를 조화롭게 삽입시킨 것은 이들만의 센스가 아닐까.

델리스파이스의 지난 앨범은 상당히 담백한 느낌의 모던록(혹은 모덥팝?) 앨범이었다.< 챠우챠우>를 비롯한< 기쁨이 들리지 않는 거리>등에서 보여준 그 여릿한 담백함은 이들이 한국 대중음악(저 아래)씬에서 큰 영향력을 차지할 수 있게한 담보였고 보증서였다. 그러한 그들이 자기복제에 머물지 않고 보다 새로운 형식의 새로운 앨범을 들고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화려해진 앨범디자인이나 팬서비스를 위한 배려, 그리고 음악적으로 상당히 많은 새로운 시도들을 돌아다보면 델리스파이스가 이번 앨범을 통해 청자들에게 상당히 '보여주기'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들로선 2년여간의 간극을 채우고자 노력한 모습이리라. 그리고 그런 노력이 앨범을 생명력 있게 만들었고 또 다시 그들의 새로운 활동을 기대하게 하는 원동력을 생산한다. [ TOP ]

 
 
 
 
 
     

 

은 모른다. 단지 여러 가능성 중에서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