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Yo La Tengo [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
 

 

 

 

 


01. Return To Hot Chicken
02. Moby Octopad
03. Sugarcube
04. Damage
05. Deeper Into Movies
06. Shadows
07. Stockholm Syndrome
08. Autumn Sweater
09. Little Honda
10. Green Arrow
11. One PM Again
12. The Lie And How We Told It
13. Center Of Gravity
14. Spec Bebop
15. We're An American Band
16. My Little Corner Of The World

 

 

 

 

취미가 취미인지라 돈은 없더라도 이것저것 구경하길 좋아하는 본인은 그날도(?) 어김없이 대형음반 매장에 들어가서 지하부터 3층까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머리에 희미하게 기억되어 있던 사실을 하나 떠올리게 되었다. 어디선가 얼핏 들었던 이름, 그리 평범한 이름은 아니었기에 그들의 앨범을 대하는 순간 아! 하는 느낌을 받았고 또 한번의 충동구매를 하게 되었다. 요즘같은 험난한 세상에 충동구매는 망국의 지름길이라지만 저 깊은 곳에서 땡기는 걸 어쩌랴.

요 라 텡고(Yo La Tengo)? 분명히 영어는 아니고, 스페니쉬 같은데 뜻을 모르고 있다가 앨범을 구입한 한참후에야 스페인 친구에게 물어봐서 그 뜻이 어떻게 생각하면 의미심장하기도 한 'I've Got It!'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쨋든간에 그들과의 만남은 이렇게 우연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만족도는 -미리 밝히지만- 최고에 가깝다. (아! 물론 글쓴이도 이렇게 시작부터 방정을 떨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될수 있는대로 칭찬을 아끼고 아끼다가 마지막에 가서 얘네들은 이러 이러해서 괜잖다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점잖게 글을 마치는게 보기에도 좋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도 밝혔지만 땡기는 걸 어떡하냔 말이다)

본격적으로 음악을 듣기전에 이들 음악(아니 이 앨범)의 특징을 살펴보자. 요 라 텡고를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밴드라 불린다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앨범전체를 감싸는 실험정신(이렇게 부르는건 약간 낯간지럽군)과, 곡 하나하나의 완성도에 치중하기 보다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이들에게 그런 명칭을 선사한게 아닌가 한다. 그렇지만 이들에게 그런 골치아픈 음악만을 기대한다면 그건 한낯 기우일뿐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는데 그도 그럴것이 이들이 부분적으로 벨벳 언더그라운드로 대표되는 아방가르드적 감성을 지니고 있다곤 하지만 기본적으론 팝밴드라는데 있다. 곡들을 직접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들은 사람의 감성을 '살짝살짝' '자극'할 줄 아는 지혜를 지녔다. 경계가 불투명한 다소 찌그러진 연주위에 멜로디라고 부르기도 뭐한 읊조림으로 새로운 음의 세계로 인도하는가 하면 한없이 맑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는 차지하고 세월이 가도 오래 남는 음악을 하는 밴드는 그들 자신만의 고유색깔을 지니고 있어왔다. 요 라 텡고는 이미 그 반열에 올라 있는 듯 하다.

1.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짧은 연주곡. 둥실 떠있는 기타와 그 위에서 멜로디를 연주하는 또다른 기타, 그리고 떠있는 그 기타를 감싸는 따스한 베이스가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2. 둔중한 베이스라인으로 시작. 그 위로 퍼지한 기타가 지나가고 마침내 여성보컬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새벽녘 안개속에 싸인 고속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찻소리를 연상시키는 소리가 계속 이어지며 베이스는 시작때와 똑같은 리프를 반복적으로 연주해준다. 다만 곡의 진행함에 따라 그 소리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올라가기도 한다. 잠깐동안 순간적인 멈춤뒤에 다시 베이스의 리프를 등에 업고 나타나는 악기는 피아노. 여기서 피아노는 몇십초동안 베이스와 서로 주고 받는듯이 리듬을 주도해 나가며 그 주변의 기타는 아방스러운 노이즈를 연출해주면서 나머지 악기들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 곡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보컬의 목소리이다. 곡의 후반부에 계속 반복되는 멜로디를 자유롭지 않은 공간이지만 그안에서 최대의 자유로움을 느끼려는 듯 나즈막하게 읊조리는 그 목소리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3. 약간 과격하게 시작하지만 '이건 팝이다'라고 느낄만한 멜로디를 두터운 기타에 싫어 들려준다. 하여 그리 부담스럽지만은 않고 보컬의 멜로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기타는 겹겹히 쌓여서 마침내는 하나의 소리로 뭉뚱거려진 듯한 두꺼운 소리를 들려준다. 곡의 아웃트로 부분의 변화도 재미있다.

4. 윽 이건 또 뭐지 하며 느끼실 분도 있을거다. 곡 제목마냥 머리에 손상을 입을분도 있을거다. 바닥에 좌악 깔려서 낮게 징징거리는 기타위에 한층위로 둥둥거리는 베이스, 육중한듯하나 그 각이 깍여서 뭉툭하게 들리는 드럼, 그리고 한음한음 뜯어주는 나일론 기타소리. 그 위에 전혀 선율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무심한 보컬. 하지만 그 주변을 감싸는 여성 코러스가 사뭇 나의 마음을 진정시켜준다. 곡의 중간 부분을 지나면 원근감이 느껴지는 기타 아르페지오가 등장하고 그 위에 다시 여성 코러스와 남성 코러스가 지나간다. 곡 전체를 이끌고 있는 기타드론과 드럼의 리듬 패턴에 유의해서 들으면 상당한 재미를 느낄수 있는 곡이다.

5. 흠 처음 이곡을 처음 듣고나서 생각난것은 지저스 앤 메리체인이나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같은 노이즈 록을 구사하는 밴드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노이즈'로 일관하고 있고 그 '잡음'으로 인해서 기타 베이스 드럼등의 소리가 하나로 합쳐져 있는 것 같이 들린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보컬은 꽤 친숙한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고 중간엔 기타 솔로도 삽입되어 있다. 밴드가 이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려한다면 고개는 및으로 숙이고 세상의 끝은 어딘가 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줄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

6. 아 전곡에 비하면 이 나긋나긋함이란.. 여성보컬의 목소리는 약간 페이저 되어서 불안하게 들리지만 그때문에 조금은 날개달고 날아다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곡에서 놀라운것은 사운드의 명확한 분리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녹음을 하면 이런 소리를 잡아 낼수 있는 걸까. 드럼 스틱끼리 부딪히는 듯한 리듬, 예의 그 떠다니는 목소리, 부유하는 기타, 연구할 만한 대상이다.

7. 앨범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트랙. 스톡홀름 신드롬이 뭔지는 알길이 없지만 그 친숙한 멜로디와 가볍게 어깨를 흔들수 있는 리듬감은 발군이다. 힘들이지 않고 부르는 보컬 뒤에 브릿지부분을 강타하는 30초 남짓하는 기타 솔로는 투박하지만 듣는이의 귀에 쉽게 각인 되는 킬링팩트. 복잡한 구성도 아니며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곡조도 아닌 이런 곡을 쓸줄아는 재능이 이들에게는 큰 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끔은 길고 긴 곡들보다 이런 짧은 소품에 뻑이 가는 내가 속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곡이 좋은 다음에야 그게 무슨 상관이랴.

8. 시작이 범상치 않다. 자고로 분위기 있는 인트로는 곡에 대한 흥미를 일으킴과 동시에 그 곡에 대한 어느정도의 기대를 하게 해준다. 툭툭 때려주는 베이스 드럼위로 자잘한 스네어 소리가 귀를 자극하고 그 위에 퍼커션 소리가 청량감있게 흘러간다. 그 뒤를 올갠이 길게 음을 끌어주며 전체적인 곡의 균형을 잡아가고(곡 전체를 통해 음색의 변화를 주어가며 계속 들려진다) 보컬은 힘없는 목소리로 노래한다. 자 상상을 해보자. 드라이한 분위기의 시끄럽기만 한 펍, 누군가 나타나 무대위의 드럼을 두드리면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모아지는 그런 분위기를. 긴장감이 느껴지는 낮은 기타와 예의 그 무심한 보컬이 번갈아가며 곡을 진행하다가 이내 같이 한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보컬은 다른 악기들과 번갈아가며 치고 빠지는 방식으로 노래한다. 사운드의 전체적인 상승효과가 기가 막힌 트랙.

9. 요 라 텡고식 오토바이 찬가라고 해야할까. 아침 일찍부터 크진 않지만 그루브하다고 생각되는 자신의 애마 혼다를 타고 무작정 달리는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오토바이에 관한 노래라고 생각하고 들으니까 기타리프가 엔진소리를 표현한거라고 생각이 든다. 브릿지 부분에서는 기타의 음색이 바뀌는데 그 때 내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기어를 바꿨나?' 라는 심히 유아적인 생각. 짧은 곡이 진짜로 드라이브 하면서 들으면 딱 좋을 노래.

10. '경건하다'라는 생각과 '스산하지만 한편으로는 따스한 느낌이 든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는 잔잔한 인스트루멘틀 트랙. 풀벌레 소리 이펙트에 퍼커션(류?)의 나지막한 흔들림이 뚜렷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정말 이쁜 기타의 조용한 진행이 듣는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중반부 이후에 곡의 변화가 희미하게 포착이 되는데 스산한 기타소리에 뒤지지 않으려는 듯 베이스도 무심하게 한음 한음 뜯어주며 보조를 맞쳐준다. 거기다 이제 까지 들리지 않던 드럼이(라기 보다 큰북?) 등장하면서 장단을 맞추듯 진행하며 결국은 풀벌레 소리와 드럼만이 서서히 페이드 아웃된다.

11. 그래 이거야. 글쓴이는 귀가 얇아서 그런지 이런 부담없고 나긋하면서도 나그한 노래를 좋아한다. 보컬은 차라리 책을 읽는다는 표현이 좋을 정도로 선잠을 꾸는듯 꿈속을 사뿐히 걸어다니고 있고 기타는 그 주변을 상냥하게 감싸주고 있다. 점심식사후 여유있는 오후시간을 준비하는 노래.

12. 미세하게 좌우의 음량이 바뀌면서 시작되는 낮게 깔리는 소리를 바탕으로 마치 바다위의 잔잔한 물결을 연상시키는 각 파트의 조화에 여성 보컬이 조용히 묻어나온다. 그리고 약간의 멜로디의 변주가 있은 후에 희미한 여성 코러스위에 예의 그 멜로디를 다시 불러주고 있다. 곡이 진행되는 내내 크게 변화가 없는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지만 지루하다는 느낌보다는 고즈넉하다는 느낌이 어울릴 만한 곡.

13. 상큼한 퍼커션 소리라 귓가를 때리면 그 이후 등장하는 보사노바풍 어쿠스틱 기타, 그리고 이어 등장하는 남녀보컬('빠라빠' 코러스에 주목하시길). 마치 고즈넉한 오후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편안하게 묘사하는 듯한 분위기를 가진 이 노랜 일견 스탄게츠와 질베르토의 협연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 않고 편한 릴렉스 상태를 만들어 준다. 곡의 마지막 부분 잠깐 등장하는 피아노도 재밌다.

14. 문제의 곡이다. 이 징그럽게 긴 곡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처음부터 반복되는 리듬위에 위협적인 노이즈로 시작해서 노이즈로 끝을 맺는 제정신으론 좀 듣기 어려운 곡이다. 뭐 아방한게 뭔진 잘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런 걸 두고 아방하다고 하는게 아닐까. 나중에 맘벅고 소주한병 마시고 헷갈린 기분으로 헷갈리게 한번 들어봐야 겠다. ^^;

15.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뭔진 잘 모르지만 '길'의 이미지가 많이 떠오른다. 왜일까? 그 길이 하이웨이던지 조그만 오솔길이던지, 이들은 무언가를 찾으려고 혹은 누군가를 만나려고 뛰어가고 있진 않는 듯 하다. 때론 조용히 혼자 산책을 하고있는가 하면 또 때로는 한밤중의 고속도로를 홀로 외롭게 아무런 목적도 없이 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곡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까?

16. 자 드디어 70분에 육박하는 대장정의 끝이다. 역시 끝은 이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곡으로 채워져 있다. 요 라 텡고의 팬들에 대한 프로포즈일까? 이곡에서 극중화자(?)는 자신과 함께 자기의 작은 세계로 가자고 다정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글쓴이는 앨범의 마지막 부분인 여기에 와서 일견 그들의 상냥함에 매료되지 않을 청자가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을 한다. 여러가지 행복한 상상을 하며 꾸밈없는 낮은 속삭임을 즐기는 가운데 당신은 어느샌가 플레이어가 멈추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요 라 텡고의 본 앨범의 내용은 그리 요란하지도 조용하지도 않다. 그렇기에 이들에 대해서 그리 낯설은 시선을 보낼 필요는 없다. 앞에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밴드라고 소개하긴 했지만 그들이 뭐 소위 메니어 취향의 그런 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최소한 얼치기 모던록을 흉내낸다거나 (외국에도 그런 작자들은 분명 존재한다) 지나친 자기착각에 빠져있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일단은 청자로서 안심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에 대한 평가를 글쓴이가 단 한장의 앨범을 들어보고 어떻게 내릴수 있으랴만은 그래도 느낌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괜히 어줍지 않은 느낌을 피력한다고 생각하진 마시라. 이 앨범을 여러번 들어보고 나름대로 소신있게 내린 결론이니까. 자 이제 여러분들에게 이 요 라 텡고라는 낯선 배에 승선해 보시길 권한다.

추신 :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어디까지가 상식이고 어디서부터가 일탈이며 어디로 가는 것이 정도인가를. [ 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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