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비행기 [Sad & Happy Story]
 

 

 

 

 


01. 흉터
02. 세번 겨울지나고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바라본 나무
03. 내가 좋아하는 것들
04. 나만의 시작
05. 달빛바다
06. 꿈이 달에게
07. 달콤한 거짓말
08. 외출

 

 

 

 

좋은 음반이란? 막말로 얘기해서 보통 돈 값을 하는 음반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돈 값이란 취향의 문제가 끼어들게 되면 상당히 주관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말이다. 그럼 나한테 있어서 좋은 음반이란? 예전에야 모르겠지만 요즘같이 불황일 때는 약 70퍼센트 이상의 만족도를 주어야만 아깝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만족도를 주는 음반이 얼마나 될까?

비행기(悲幸記)
-김주영(Drum)
-박동준(Bass)

뭐 아주 좋은 음반은 아니다. 아주 확 귀에 들어오는 좋은 곡도 없고 아주 후진 곡도 없다. 전체적으로 고만고만한 곡들이 포진하고 있는 평범한 앨범이다. 나같은 경우 책을 읽는다거나 방 정리를 하면서 배경음악으로 트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좋은 앨범도 아니고 겨우 방 정리용 배경음악으로 듣는 음반에 대한 리뷰는 왜 쓰냐고? 후후후)

김주영과 박동준이 누군지는 앨범 부클릿을 봐도 전혀 알 수 없고 Epilogue에 짧은 잡담만을 써놓았을 뿐이다. 얼핏얼핏 기억을 더듬어보니 몇가지 정보가 기억난다. 드라마 음악을 하는 송병준(CF 모델로도 나오곤 하더군..)이 키우는 애들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무슨 방송사 드라마 음악을 송병준이 맡아서 했는데, '비행기'하고 작업을 같이 했던 거 같다. 무슨 드라마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드라마 끝에 자막이 올라갈 때 '비행기'라는 자막을 본 기억이 있다. 이 앨범도 전체 프로듀서에 송병준이 참여하고 있다.

앨범을 살펴보면 우선 김주영과 박동준, 두명의 멤버는 보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코러스나 좀 했을 뿐이다. 주로 작사, 작곡, 편곡, 프로그래밍과 샘플링에 치중했다. 그리고 각 노래는 전부 객원보컬들을 기용했다. 하지만 적절한 객원보컬(정우식, 조원선, 정연태)의 기용으로 곡마다 신선한 느낌이 가득하고 앨범 전체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남자 2명과 여자 1명이 노래마다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마치 옴니버스 앨범을 듣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일감이 있다.

장필순을 연상하게 하지만 재즈적인 자신만의 개성도 가진 여성 보컬(조원선이라고 생각된다. 객원보컬 3명중에 가장 여자 이름스러우니까)과, 부드러운 미성을 들려주는 다른 두명의 남자 보컬도 평범하지만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코러스에 신경을 써서 노래들이 풍성한 느낌을 준다. 이들의 포지션이 드럼(김주영)과 베이스(박동준)라 그런지 리듬파트가 탄탄한 편이다. 자신들이 직접 연주하지 않은 파트에서는 기타(좀 과하게 사용된 느낌도 있지만)와 피아노(최태완이 세션을 했다)가 강세를 보인다. 각 노래에 사용된 음색은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느낌을 주고 산뜻하다. 전자악기를 사용해서 만들다 보면 대부분 과도한 악기 사용이 많아서 짜증이 나는데, 이 앨범은 깔끔한 편곡과 적절한 악기 음색 사용으로 부담이 없다고나 할까... 전자악기들을 사용해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고급스러운 효과를 주고 있다.

각 노래는 뜨기에는 상당히 힘든 멜로디들을 가지고 있으나 취향에 따라서는 아주 매력적인 멜로디로 들릴 수도 있다. 그다지 어려운 멜로디들은 아니지만 친숙해지기에는 조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맹점은 듣고나도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보컬들의 노래보다는 곡의 분위기를 더 즐기곤 한다.

나름대로 괜찮은 곡들은 2번째 곡인< 세번 겨울지나고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바라본 나무>, 3번째 곡< 내가 좋아하는 것들>, 5번째 곡< 달빛 바다>가 있다. 내가 가장 집착(?)하는 곡은 마지막 곡인< 외출>이라는 곡인데 노래라기보다는 나레이션이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 곡에서는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이 너무나도 깊게 와 닿는 게, 들을 때마다 이 곡의 분위기에 빠져들곤 한다. 약간 유치한 부분들(주로 효과음의 사용이다 - 나레이션이 나올 때 그 나레이션의 내용에 연관된 효과음이 나온다. 새소리, 커피마시는 소리, 웃음소리, 종이 구기는 소리 등등)도 있긴 하지만, 프로그래밍된 드럼과 통통튀는 베이스, 오르간, 중간중간 끼어드는 기타, 색소폰 등의 악기를 일반적인 구성과는 좀 다르게 Pan(소리의 위치를 얘기한다)을 완전히 돌려 놓았다.

결론을 말하면 한마디로 말아먹은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생각에 약 5천장 정도라도 팔렸으면 많이 팔았다고 할 수 있는 음반으로, 나 역시 내가 직접 산 음반이 아니라 선배네 회사에서 버리는 음반을 주워온 것이다. 96년 중반쯤에 나온 앨범이라고 생각되어지고 아마 음반 도매상에는 거의 풀리지 않은 앨범(아니면 풀었다가 안팔려서 반품했거나)일 것 같고, 이들의 2집 음반이 나오기는 아주 아주 힘들것 같다. 아마 두명의 멤버(김주영,박동준)는 지금 다른 가수들에게 곡을 써주거나, 편곡을 하거나, 다른 가수들의 음반 세션 작업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되어진다.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돈을 주고 산 음반이 아니기에 돈 값을 한 좋은 음반이다 아니다라고 얘기하기엔 뭐하지만.. 꽁짜로 얻은 앨범 치고는 나름대로 상당한 퀼리티를 가진 앨범이라고 생각한다.(솔직히 돈주고 샀다면 절반의 후회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너무 책임감없는 말인가?) 히트 친 앨범처럼 당장에 느낌을 주는 음반이라기보다는 들을수록 씹을수록 그 맛이 자근자근 나오는 음반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다. [ TOP ]

 
 
 
 
     

 

기적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