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강아지 문화예술 [One Day Tours]
 

 

 

 

 


01. 나를 버리고 싶어 - 최희경
02. 변기속 세상 - gangtholic
03. 라면을 끓이며 - 기완
04. (너의 더러운) 세탁소 - 강아지
05. 뜬 구름을 생각한다 - 옐로우 키친
06. 넌 아냐 - 배드 테이스트
07. 구토 - 박현준
08. 결혼 - 민경현
09. The World (is a smattering of Greek) - 아스트로 노이즈

 

 

 

 

이 앨범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설사 죽어라고 방송에 때려댄다고 해도 리퀘스트 한번 못받을 이런 종류의 음악에 목말라있던 (특히 국내음악인들의) 나는 이 앨범을 구하기 위해서 꽤 고생(?)을 했었다. 앨범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자주가던 숖들에 문의해보는 건 상식이었고 길가다 레코드점 보이면 들어가서 물어 봤다가 괜히 바보되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물론 황신혜 밴드때 보다는 덜했지만 --;). 결국은 통신판매로 구하기는 했지만 이것도 거의 한달정도 걸려서 겨우 구한 것이라 감개가 무량하더라. 그런데 왜 한달이나 걸렸냐구? 이건 비하인드 스토리로 남겨두자. 말하려면 길어지니까. (요즘에 시장에 풀렸다는 소리가 있던데..)

요즘 인디개념의 음악작업들이 많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시작점이 클럽 드럭(Drug)에서의 크라잉 넛과 옐로우 키친의 조인트 앨범" Our Nation vol.1"이었고 그 뒤를 이어서 두번째 앨범을 준비한다고 들었다. 그런가 하면 재머스(Jammers)에서도" Rcok닭의 울음소리.CCOKKIO~!꼬끼오"(Live Club Band Collection) 라는 타이틀로 옴니버스 앨범을 발표하였다고 한다. 반면에 이런 클럽내 연대개념과는 다른 또하나의 움직임은 황신혜밴드의 김형태를 중심으로 하는 도시락(圖詩樂)이라는 유령단체가 기획한" 도시락 특공대(圖詩樂 特功隊)"라는 옴니버스가 있고 또 오늘 소개할 강아지 문화예술의 야심작 One Day Tours가 있다. 도시락이나 강아지는 위의 클럽내 연대의 개념과는 다르지만 음악하는 이들의 동인개념으로 생각한다면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성격이라고 생각된다. 자 그러면 요즘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단지 시류에 편승한 것일까? 전에는 서구에서나 간간히 보이던 인디펜던트 레이블들의 성공을 우리나라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가져보며 본 앨범을 듣는다.

1. 최희경이라는 정체불명의 여성이 보컬을 맡은 곡인데 전체적으로 작곡과 베이스를 제외한 모든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박준환이라는 사람의 성향이라고 짐작되어지는, 분위기가 매우 독특한 곡이다. 인트로 부분은 어떻게 들으면 인도풍의 시타소리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듣는 취향에 따라서 브리티쉬 포크의 냄새도 맡을 수 있을 듯 하다. 최희경의 목소리는 곡 분위기에 맞춰서 끝을 약간 끄는듯하게 불러주고 있는데 정도의 차이가 크지만 비슷한 창법을 구사하던 유재하 음악대회 출신의 정혜선이라는 여가수를 생각나게 하는 목소리이다. 앨범의 처음을 산뜻하게 끊어주는 일번타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곡.

2. 변기속 세상이라는 타이틀에서 보여주듯이 가사는 다소 '까대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 Gangtholic 이라는 이 팀이 내는 소리의 성격과 가사에 스눕 도기 독과 닥터 드레등이 등장하는 걸 보면 갱스터 랩을 추구하는 듯 한데 본 트랙의 사운드는 일정한 리듬이 반복적으로 진행하며 그 위에 매우 느린 랩이 흘러가고 곡 말미 부분에 곡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보다 빠른 랩을 구사하며 곡을 끝맺는다. 재밌고 뻑가는 부분은 없지만 나름대로 가사의 각운을 맞춘점이라든지 기존 공중파에 난립하는 -이들의 가사를 빌리자면 노래를 뜨게 하기위해 랩을 '이용'하는- 로보틱한 댄스팀들의 곡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건강함이 마음에 든다. 이들이 국내에서 랩이라는 장르를 '이용'이 아닌 '이해'로서 구사하길 바라며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3. 라면을 끓이며라는 제목 자체가 기가막힌 노래. 이 노래를 부르는 이는 다름아닌 대중매체에 음악에 대한 글을 싫고 있는 성기완이다. 흠.. 평론가가 부르는 노래라. 뭐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도 있고 허벅지밴드의 안이영로라는 이도 있으니까 크게 부각되는 특징은 아니지만 평소 가끔 그의 글을 접해본적이 있었던지라 더욱 관심이 가는 곡.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본 앨범에서 가장 강하게 어필하는 곡이 아닌가 한다. 곡의 기본골격은 힙합계열인데 거 참 묘하게 꿀꿀한 기분으로 몰아가는 맛깔스러움이 매력적이다. 무난한 힙합비트위에 뭔가 막혀있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읊조림에 가까운 보이스를 듣고 있노라면 어느샌가 곡이 끝났음을 알게 된다. 힙합장르를 하위댄스뮤직이라고 규정짖는 우리풍토에 이런 힙합도 있다라고 애써 보여주고 싶은 곡이다. 만만하게 보이지만 절대 만만하지만은 않은 본 앨범의 필청트랙이다. 물을 너무 많이 넣었나? 조금 따라 버릴까? 아니면 그냥 놔둘까? 갈등의 미학.

4. 강/문/예의 간판밴드(?) 강아지의 곡이다. 12시 55분 10초서부터 다음날 1시 정각까지 116 전화안내 멘트를 배경에 깔아제끼고 그 위에서 심각한 목소리로 빨랫감 좀 맡기라고 덤덤하게 노래부른다. 반주없이 시그널 소리만 들리며 시작되는 곡은 이한별의 목소리로 그 처음을 시작한다. 보컬은 땅에서 약간 떠있는듯한 소리를 내고, 기타는 그 보컬 주위를 휘감는다. 전체적으로 약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기 때문에 얼핏 들으면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주멜로디의 나름대로의 친숙함이라든가 퍼지하지만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연주덕분에 오히려 편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5. 예전에 드럭의 아워네이션 앨범에서 대했던 옐로우 키친의 두번째 레코딩이 아닌가 하는데 이들이 소리에 대한 실험을 많이 해보았다는 믿음을 던져주는 곡이긴 하지만 이곡에 대해선 크게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들어서 좋으면 당신은 약간 아방한 취향이 있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본인이 소닉유스풍의 음악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 편이라 편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뜬구름 잡는 소리치곤 꽤나 논리정연하다는 느낌..

6. 원종우의 원맨밴드였던 배드 테이스트가 완전한 밴드의 모습을 갖추고 활동을 한다는 소리는 여기저기서 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음악을 들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 확실히 보컬은 원맨밴드 시절의 그것보다 훨씬 듣기 좋음을 느낄 수 있는데 보컬의 목소리가 약간 패닉의 이적과 닮아 있어 흥미롭다. 본 앨범중에서 가장 하드한 이 곡은 리프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리프에 의해서 곡 전체가 전개되어 나간다. 그리고 모던록 계열에서는 그리 흔치 않는 기타솔로도 여기저기 삽입되어 있어서 예전 올드록 많이 듣던 분들도 공감할 수 있 을만 한 곡이다. 사족으로.. 최근에 발매한 너바나 트리뷰트" Smells like Nirvana"에 참가한 배드 테이스트에는 원종우의 이름이 없는 것으로 보아 간간히 들리던 원종우의 유학설이 기정사실화 된 것 같다. 원종우 없는 배드 테이스트..?

7. 박현준의 좌충우돌 오바이트성 보컬이 '돋'보이는 곡으로 공연장에서 개념없이 부르면 개념없이 좋아들 할 노래. 오줌을 싸지마. 고구마 먹지마라는 가사가 포인트.

8. 이 곡의 주인 민경현이 고구마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위에 단촐하게 기타와 베이스만으로 녹음한 곡으로 기타의 진동이 늦은 저녁의 고요함을 살짝깨우는 듯이 방안을 가득 메운다. 이 곡의 미덕은 주요테마 한부분을 계속 반복해나가다가 약간의 변주로 마무리하는 단순하고 짧은 구성이지만 듣는 사람에게 조금 더 시간이 길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편안함을 지속시켜주는 데 있다. 명상적이며 정적인 넘버이다.

9. 10분이 넘는, 실험성이 돋보이는, 하지만 무슨 소린지 모를, 그래서 듣는 이에 따라서 고문이 될 수도 있는 이 황당한 곡의 주인공은 홍대쪽 클럽가에 잘 알려진 아스트로 노이즈라는 팀이다. 이들이 뿜어대는 이 '이상한' 소리를 듣고 혹자는 극단이라고 표현할지도 모르고, 어떤 이는 이곡의 구조에 기승전결이라는 역시 황당한 공식을 대입해서 해부하려 할지도 모르며 또 누군가는 아예 들으려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앨범을 소개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그저 소리로서 한번 들어들 보시라고.. 그러다보면 자신의 뇌파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을 찾게 될거라고 말이다. 청자에 따라서 새로운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수록곡들을 주욱 살펴보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 앨범이 '순도 100%의 수준작이다'라는 쪽보다는 '좌충우돌 실험작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이 앨범에는 우리 제도권 음악시장에서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 소중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인디문화(라는게 있기는 하다면)의 그 시점으로 평가되어질 시기에 발표된 인디앨범이라는 면에서는 그 시기적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작품이다. [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