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dogsoul :: 김추자
 

 

 

 

 


01. 무인도
02. 아침
03. 너와 내가 (민여사 주제곡)
04. 못난이
05. 꿈나라
06. 무인도 (경음악)
07. 하늘을 바라보소
08. 그리고
09. 아까시아 길
10. 헤어져 살면
11. 님은 먼곳에 (경음악)
12. Summer Time (경음악)

 

 

 

 

왠 김추자? 뜬금없이 왜 이 시점에서 김추자라고 묻는 분도 있겠지만 우연히도 구하게 된 이 앨범을 듣고나서 나름대로 김추자라는 가수에 대해 새로 인식하게 된 면이 없지 않아 소개한다.

이 앨범을 소개하는 나는 그녀의 앨범을 이것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앨범에 관한한 완벽한 백지상태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편견이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그녀가 신중현 사단의 대단히 큰 성공작이었다는 사실은 나의 '선입견'에 매우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나의 사전정보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의 크레딧에는 신중현의 '신'자도 들어가 있지 않다. 거기에 따른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앨범을 턴테이블에 걸고 몇곡의 노래를 듣다보면 그것은 기우였음을 이내 알게 된다. 이 앨범에서 김추자를 떠받들고 있는 사람은 이봉조. 그는 앨범의 전곡을 작곡("이봉조 작곡집"이라고 표기되어있기도 하다)하였으며 크레딧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악단'의 마스터로서 또 관악기의 연주자로서 앨범에 무게를 더하고 있는데 그의 작곡 스타일은 트로트의 범주에서 그치지 않는 말그대로의 성인취향의 음악들에 적용되는 문법과 일치한다. (잠깐 옆으로 새는 얘긴데, 여기서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성인취향이라고는 했지만 적어도 당시 이런 스타일의 음악이 메인스트림을 쥐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어떤 면에서 요즘의 얼치기 춤꾼들의 춘추전국시대보다는 훨씬 고무적인 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본작은 전체적으로 지금세대들이 들어서 크게 호감을 가질만한 구성은 아니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곡이 몇 있는데 비교적 잘 알려진, 가끔 열린음악회같은 무대에서 잘 불리워지는< 무인도>와< 아침>이 그것이다. 이 두곡은 앨범의 처음 두 트랙을 차지하고 있어서 처음 본작을 접했을 때 '어 장난이 아니네..' 하고 생각하게 했을 정도로 멋진 곡이다. 화려한 브라스 섹션이 김추자의 쭉 뻗어나가는 목소리와 잘 맞아떨어져 조화를 이루고 있고 특히< 아침>에서의 브릿지 부분은 펑키한 느낌을 자아내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녀가 음악을 듣는다는 관점에서 나와 동시대의 인물이 아닌 관계로 실제 무대에서의 모습이 어땠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녀의 목소리에서 상당히 동적이며 육감적인 무대매너를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김추자는 두껍지만 미끈하게 빠지는 스타일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거기다가 비음을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매우 선정적으로 들리는데 이런 요소가 그녀의 인기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앨범 전체의 관점으로 볼 때, 위 두 곡 이외에는 특별나게 돌출되는 곡이 없다는 점이다. 나머지 곡들에서도 김추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차고 기교넘치지만 자잘한 잽만 구사하고 있을 뿐이고 결정적인 카운터 블로우가 없어서 밋밋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러나 앨범의 마지막 두트랙을 채우고 있는 두곡의 연주곡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음악을 즐기시는 나이 지긋이 드신 분들은 이런 류의 연주곡을 많이 들어보셨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치 007 영화의 주제곡처럼 시작되는< 님은 먼곳에>는 피아노의 리듬악기로서의 역할이 충분히 나타나고 있고 역시 혼섹션의 고른 활약이 돋보이는 곡이다. 여지까지 신중현의 작품인< 님은 먼곳에>를 여러 버전(김추자, 조관우, 장사익..)으로 들어보았지만 이런 재즈풍의 연주는 처음이었다. 이어지는 트랙은 재즈의 고전< Summer Time>. 이봉조의 끈적끈적하면서도 깔끔한 색소폰과 그 뒤를 간간히 받쳐주는 피아노가 나름대로의 멋진 해석으로 곡전체를 이끌고 나가 감상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얼마전 노영심이 그 불안한 목소리로 여진의 노래< 그리움만 싸이네>를 리메이크해서 잔잔한 히트를 기록한 적이 있다. 그 때 잠시 여진의 음악이 다시 방송을 타고 여기저기서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의 과거 뮤지션들도 한번쯤 고른 범위에서 재조명이 되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비록 우리의 주류 대중음악이 영미권의 음악에서 그 이디엄을 가져다 쓰고 있지만, 이제 그 시간도 꽤 흘러서 우리음악만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시도와 노력은 있어왔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공론화 되어있었으며, 얼마나 대중화 되었었는가. 한국 록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워지는 신중현의 경우만 하더라도 몇 년전까지 그에 대한 자료적 구축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었을 정도이니 그 나머지야.....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이는 법. 나는 우리의 대중들이 외국의 인기있는 록그룹을 알기전에, 티비에서 정신없이 춤춰대는 춤꾼들을 알고 이해하기 이전에 산울림을, 신중현을, 김추자를 기억하는 세대가 되길 바라고 있다. 오늘 김추자의 시대에 맏지않는(?) 리뷰를 쓰는 이유도 그것때문이다. [ T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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