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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프로페셔널 손무현

이 인터뷰는 2001년 4월 13일 오후에 손무현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Eolith Music에서 가진 인터뷰로, 음향 전문 잡지 Sound Art 2001년 6월호에 실린 Artist My Room이라는 기사의 원문입니다. 현장감과 사실적 의미 전달을 위해 가능한한 구어체(口語體)를 그대로 표기하였습니다.


손무현은 그다지 크지 않은 체구이지만 다부지고 날카로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보여준 적당한 유머감각과 뛰어난 말주변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었다.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내는 날카로운 현실 감각이 빛을 발하는 손무현을 그가 운영하고 있는 Eolith Music 스튜디오에서 만나보았다.

- 처음 음악을 시작하게된 계기에 대해

저희 집이 5형제거든요. 제 위로 누나 세분이 있고 남동생이 하나 있어요. 누나 세분이 모두 클래식을 전공하셨어요.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이 다 음악을 좋아하시고... 음악을 좋아하니까 당연히 시켰겠죠? 저는 음악을 시키신건 아니고요. 기본적으로 제가 어렸을 때 자연스럽게 음악이 흐르는 집에서 컸다는 얘기예요. 물론 기본적으로 피아노는 배웠고..

중학교에 들어갔는데 1학년 때 제 짝이 "옆반에 기타를 굉장히 잘 치는 얘가 있다"고 하드라구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그러고 있었는데 우연히 만나서 걔네 집에 놀러가게 됐어요. 갔더니 일렉트릭 기타가 있는 거예요. 저는 일렉트릭 기타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때 처음 뵜어요. 와! 신기하다! 그러고 있는데 그 친구가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를 치는 거예요. 귀로만 듣던 걸 눈으로 보니깐 얼마나 신기하겠어요. "야. 저거구나. 내가 관심을 가져야 될 게 저거다."

그때부터 기타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죠. 그래서 용돈을 모아 기타를 사서 치기 시작했어요. 어쿠스틱을 산 게 아니라 일렉트릭 기타를 처음부터 사가지고 그때부터 헤비메틀, 하드록.. 결국 Guitar Kid가 된거죠. 그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된거예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그거예요.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 친구는 지금 공무원이 되서 연수갔다 하더라고요.)

- 음악생활을 간단히 정리한다면..

기타를 치기 시작해서 저 나름대로는 고등학교를 진학을 하면서 제 생각에는 제가 굉장히 잘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이 정도면 중학생 중 "나정도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이정도로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는데,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학교스쿨밴드로만 활동을 하다가 스쿨밴드 나머지 멤버들이 제 마음에 안드는 거예요.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자꾸 생기는 거예요.

그때쯤 (연습실에 놀러가다 보면 다른 학교밴드들이 있는데) 잘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교류가 시작되면서 알게된 게 신윤철하고 오태호를 알게 됐어요. 딱 보는 순간 저보다 몇수 위를 하고 있는 거예요. "아. 내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 그때는 오로지 기타를 잘 치는 것만이 저의 유일한 관심사였고 목표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 친구들하고 자주 접촉을 하게 됐죠. 조금이라도 더 배울 수 있으니까.

윤철이를 만나면서 대철이 형을 알게 되고 대철이 형을 만나면서 신중현 선생님을 알게 됐어요, 자식 같은 애니까 그 집에 자연스럽게 놀러갈 수도 있었죠. 그런데 그 집과 우리집 분위기가 너무 다른 거예요. 그 집에 가면 기타가 뒹굴고 있고, 뭘 하나 만져도 다 음악하고 연관 되어있는 물건이니까 얼마나 신기하겠아요. 그러면서 프로페셔널들이 어떻게 음악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눈으로 봤어요. 기타에 대한 자세라든지 음악을 만드는 방법이라든지 이런 걸 고등학교 1,2년 사이에 너무나 많은 걸 알아버렸어요. 음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진거죠. 공부보다는.. 그래서 밴드를 계속 했어요..

그리고는 어떻게 소문이 잘 나가지고 고등학교 3학년때 학력고사 보기 전에 부활이라는 팀을 알게 됐어요. 부활 오프닝 공연도 하고 시나위 오프닝 공연도 하고, 그 즈음 부활이랑 시나위에서 나온 분들이 외인부대라는 밴드를 만들었어요. 근데 기타리스트가 한사람 더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제의를 받았어요. 그래서 그렇게 들어가게 된 게 외인부대예요. 외인부대에서 기타를 치게 됐고, 그게 고3때 녹음을 해서 대학교때 음반이 나온 거예요. 그래서 프로페셔널로 데뷔를 하게 됐죠.

그 밴드도 오래 못가고 1년 정도 활동을 하다가 이승우 씨를 만나게 됐죠. 그 밴드를 그만두고 세션을 하기 시작했어요. 가요를 해야 되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이승우씨를 만나게 되면서 김종찬씨의 백밴드를 하게 됐죠. 그때가 가요 세션맨으로 처음 출발이었고, 김종찬씨 밴드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김완선씨 밴드를 하게 됐어요. 그때 만난 친구들이 윤상, 변준민.. 승우하고는 계속 같이 실루엣이라는 밴드로 2년 정도 활동을 했죠. 그 이후에 뭐.. 팀 깨지고 김완선씨 새 앨범을 제작하시는 분이 저한테 맡기셔서 4집,5집을 프로듀스하게 됐고, 그게 가요계에 데뷔를 정식으로 하게 된 거죠. 이후에는 세션맨, 작곡가,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온거예요.

- 밴드에서 주류가요로의 활동전환에 대해

기본적으로 저는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냐면 어렸을 때도, 물론 록기타를 연습을 했지만, 음악 듣는 건 굉장히 장르를 무시하고 다 들었어요. 뭐.. 팝도 듣고 가요도 듣고.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음악들은 빠짐없이 다 들었어요. 듣고 그걸 해보고, 그래서 록 밴드를 하다가 가요로 가는 건 저한텐 큰 이슈꺼리가 아니었어요. 아무런 문제도 아니었고,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

그리고 일단은 메인 스트림에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메리트였고 김종찬씨나 김완선씨 밴드를 하게 된 이유가 음악을 좀더 좋은 환경에서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을 한거죠. 밴드 활동에서는 한정적인 활동만이 가능하잖아요.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도 제약이 있었고요. 록 밴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타치는 거 밖에 없으니, 성이 안찬거죠. 한마디로..

- 작업 스타일..

모든 프로듀스, 편곡하는 분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작업 스타일이라는 건 없어요, 우선 컴퓨터 앞에 앉아있어야 되요. 컴퓨터에서 일단은 기본적인 미디 작업을 한 다음에 그게 어쿠스틱이건 컴퓨터 음악이건 간에 기본적으로 프리 프로덕션을 해요. 어떻게 결과가 나올 지에 대해서 미리 작업을 해보고 그렇게 제 작업실에서 한 걸 갖고 녹음실에서 재현을 하는 거죠. 좀 더 구체적으로..

- 즐겨 쓰는 악기. 선호 장비

거의 비슷하다고 봐요. 일단은 맥킨토시에서 스튜디오 비전을 쓰고 있고요, 믹서는 Yamaha O1V를 쓰고 있어여 근데 과거에는 악기가 많았거든요. 지금은 좀 줄였어요. 제가 악기가 너무 많으니까 악기에 치여서 작업이 안되드라고요. 즐겨쓰는 악기는 뭐 Roland JV- 1080, JV- 2080, Ensoniq Mr- Rack, 그 외에 Roland PCM 계열의 모쥴들 많이 쓰고 있고. 샘플러는 Ensoniq ASR- 10하고, Roland S- 760.. 이렇게 2개를 주로 쓰고 있어요.

- 선호하는 이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악기는 다 똑같아요. 제가 쓰는 JV- 1080이나 김현철씨가 쓰는 JV- 1080이나, 롤랜드에서 JV- 1080을 김현철 용으로 따로 만들어 주지 않는 이상은 똑같은 악기라고 생각하는데.. 그 응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거든요. 그러니깐 JV를 즐겨 쓰는 이유는 일단 편해요. 소리의 퀄리티는 두번째 문제고, 순발력이 있어서 좋고 굉장히 보편타당한 소리가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대중가요를 순발력 있게 만들어야 하는 편곡자나 프로듀서 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악기예요. JV 시리즈는.. 그리고 샘플러로 ASR- 10을 쓰는 이유는 굉장히 힘이 좋은 샘플러예요. 다른 여타 Akai S 시리즈나 일제 샘플러에 비하면 소리가 더 세거든요.. 댐핑도 좋고 그래서 써요. 그외는 똑같은 악기를 얼마나 잘 쓰냐가 문제지.. 그 악기가 모든 걸 해결해 주는 건 아니니까요.

- 리얼 악기를 더 선호하는지?

과거엔 안그랬는데요, 요즘은 리얼 악기로 하는 게 결과가 더 좋고 제가 만족을 해요. 워낙 미디 음악들이 너무 많으니까 제가 구지 그렇게 할 이유가 없겠드라구요. 하지만 저는 뭐가 좋다고는 얘기 안해요. 둘다 일장일단이 있으니까..

- 시퀀서로 스튜디오 비전을 사용하는 이유?

스튜디오 비전은 제가 93년도에 처음 쓰기 시작했는데 어. 그걸 구지 쓰는 이유는 가장 손에 익었기 때문에 쓰는 거예요. 다른 이유 없죠.. 이 프로그램은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고, 이러는 건 뭐 소나타가 좋냐 레간자가 좋냐 이거죠... 의미가 없어요.

- 프로듀서로서 가장 중요시 하는 점

일단 설정이죠. 한 음반을 프로듀스하기 위해서는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물론 대중성을 목표로 하는 음반과 음악성을 목표로 하는 음반이 목적이 다르겠지만.. 어쨌건 저는 대중들이 듣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음악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리 음악성 위주로 한 음반이라도 대중을 무시하는 음반은 생명력이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그렇다고 제가 다른 분들처럼 몇백만장을 판 음반을 만든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만든 판들은 대중적으로 대중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음악성과 대중성을 갖고 있는 음반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어떤 설정으로 음반을 기획할 것인가 프로듀스할 것이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죠.

- 기억에 남는 작품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저를 데뷔시켜준 김완선씨 앨범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왜냐면 처음 프로듀스한 앨범인데 당시 가요Top10 1위를 그 앨범에서 3곡을 만들었어요.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나만의 것", "가장무도회".. 그랬기 때문에 그건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겠죠. 그리고 최근에 기억에 남는 것 내지는 제가 기억에 남는 앨범은 한대수씨 8집이 기억에 남아요.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한대수 선생님하고 바로 이 자리에서 프리 프로덕션 해가면서 만든 음반인데 제가 최근에 만든 음반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했고, 내용이 괜찮다고 생각을 하고..

- 한대수 씨의 음반을 직접 제작을 하셨던가요?

직접 제작을 한 건 아니고. 프로듀스죠. 그분이 여기 연고가 없으신 분이기 때문에 음반사나 이쪽을 컨텍하기가 쉽지 않으세요. 지금 상황이 한대수씨 음반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여건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가실려고 그러는 걸 제가 꼭 해야된다. 또 내가 보은의 감정이 있기 때문에... 약간 빚졌다는 생각으로 계속 대해왔기 때문에 뭔가 해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아는 음반사들한테 컨텍을 했더니, 그중에 제일 여러가지로 조건이 맞는 회사가 나오드라고요. 그래서 만들게 된거죠. 1988년에 세션맨할 때, 무한대 앨범에 참여했는데 13년 만에 다시 작업을 하게 되서 감회도 새로웠고 재밌게 했어요. 그 당시 얘기도 많이 하면서 했죠.

- 본인의 사운드 특징에 대해.

특징은 아까 얘기했다시피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어쿠스틱 녹음을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가 저의 사운드 키예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성격이 정해져 버리잖아요. 어쿠스틱으로만 녹음하면 어쿠스틱 음악, 록이나 포크나 발라드나 이렇게 되버리고 미디로 해버리면 제가 힙합 뮤지션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힙합루프 같은 걸써야 되고.. 힙합에서 쓰게 되는 소스들을 쓰게 되서 한쪽으로 성격이 치우져 버리는데, 저는 그 두개를 적절히 믹스하는 게 저의 키라고 생각을 하죠, 힙합 성향의 루프를 밑에 깔고 드럼을 쳤을 때, 오버더빙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것들.. 변수들을 계산을 하면서 녹음을 하는 스타일이예요.

-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렌탈 녹음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 믹스다운이나 녹음을 여러가지로 많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유리한 면이 있어요. 믹스도 제가 마음에 안든다면 다시 할 수 있는 거고. 그다지 남들보다 돈이 들지 않는 거기 때문에.. (웃음) 그게 테크닉이죠. 녹음실을 가지고 있다는 거 자체가 테크닉이예요. 많은 뮤지션들이 본인의 작업실을 가지고 있지만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렌탈 녹음실 가서 SSL 보드(Mixing Console의 브랜드)를 거쳐서 DAT에 담잖아요. 그 과정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저의 테크닉이예요. 저의 노하우고..

- 예전 초기 밴드할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엄청나게 다르죠. 그때는 뭐 정말 끓는 피 하나로 음악을 할 때고, 지금은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하죠, 돈 문제도 생각을 해야 하고, 또 뮤지션들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고, 향후 국내 음악 가요의 성향도 생각해야하고, 과거에 어떻게 했냐에 대한 데이터도 생각해야 하고.. 그때는 정말 패기 하나로 음악을 하던 시기였다면, 지금은 종합적으로 프로듀서로서 생각할 게 너무 많다는 게 다른 점이죠.

- 요즘은 프로듀서로서의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신가요?

예. 쉽게 얘기하면저도 기타리스트지만, 어쿠스틱 기타를 녹음할 일이 있다면 저보다 연주력이 훨씬 좋으신 함춘호씨를 섭외를 해서 녹음을 하죠. 그게 굉장히 달라진 거예요. 어렸을 때 였다면.. "내 연주인데 내가 좀 못하더라도 내가 해야지.." 이렇게 생각했겠지만.. 뭐 지금 상황에서는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기에 양보할 건 양보하고 더 좋은 걸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렇게 행동을 해야 한다는 거죠.

- 영화음악 작업에 대해서..

지금은 [신라의 달밤]을 하고 있어요.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예요. 사실 [주유소습격사건] 작업 하기 전만 해도 잘 몰랐어요. 저는 2년마다 한번씩 했거든요. 95년도의 [아찌아빠], 97년 [깡패수업].. 그때만 해도 그다지 별 매력을 못 느꼈어요. 그냥 영상이랑 음악이랑 맞춘다는 것 외에는 그냥 그러면 되겠구나 그런 식으로 작업을 했었죠. 사실 93년도에 [우리들의 천국]이라는 드라마 음악을 한 2년정도 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된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요즘 느끼는 건 영화음악이 정말 21세기 대중 문화의 가장 주목이 되는 산업이 아닌가 생각이 되요. 앞으로는 물론 가요 음반은 가요 음반대로 만들어지겠지만, 영상이랑 뭔가 추가되는 매체가 없다면 홍보하기도 힘들고 대중적으로 설득하기가 힘들어요. 부가적으로 다른 제3의 매체의 힘을 빌어서 음악을 포장하고 만들 수 있다면 효과가 배가 된다고 생각해요.

영화음악이 어떤 게 매력이냐면 음반을 하나 만들면 그 영화 주인공들이 있을 거구, 주인공들에 대한 테마를 B.G로 말고 완전한 노래로 만든다든지, 그거에 대한 가사를 쓴다든지 여러가지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업들이 많드라고요. 이번에 나올 [신라의 달밤] 앨범도 그런 식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거의 끝났어요. 이제 마스터링만 남았는데.. 어쨌건 저는 영화음악은 계속 1년에 한번 2년에 한번 기회가 되면 할거예요. (얼마전인 2001년 5월 [신라의 달밤 (Kick the Moon)] 영화음악 앨범이 발매되었다.)

- 유행에 따라 움직이는 요즘의 가요시장에 대해

분명히 잘못됐죠. 댄스뮤직 아니면 발라드니까. 그 댄스뮤직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되겠죠, 테크노도 있고. 힙합도 있고.. 조금만 템포가 빨랐다하면 댄스뮤직으로 치부를 해버리니까.. 이것이 좀 정리가 되려면 장르가 구체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되고, 힙합 같은 경우는 굉장히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거 같아요. 록같은 경우도 제가 과거에 록음악을 했을 때보다는 굉장히 상황이 좋아졌고...

근데 과연 그게 대한민국 가요의 메인 스트림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것이냐에 대한 문젠데.. 좀더 체계적으로 산업화가 되서, 지금도 물론 음반 시장이 산업화가 되고 있지만,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야 될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컴필레이션 음반도 많이 나오는데 음반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거든요. 자본주의 국가에서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에 대해 뭐라고 그럴 수는 없겠지만, 좀 더 건설적인 취지에서 음반을 만들어야지 울궈먹기식으로 한다면은 그게 바로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 인디 음악에 대해.

인디...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저는 인디를 인정 안해요. 우리나라엔 인디란 없어요. 왜냐면 인디란 뭐냐면 독립적인. 그런 거잖아요. 독립적으로 자신들이 저예산 제작을 해서 하는.. 돈이 없어서 인디를 하고 메인스트림에 가고 싶어서 인디의 힘을 빌리는 거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인디밴드들이 돈이 없어서 제작을 인디 형태를 빌어서 하지만 되고 싶거든요. 메인스트림에 가서 좋게 하고 싶잖아요. 근데 인디 형태를 빌려서 저항과 사회 비판을 할려면 하는 걸로 끝내야 하는데, 그걸로 메인스트림에 올라가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저는 이해가 안된다는 거죠. 그래서 인디는 없다고 생각하고..

또 하나는 못하는 친구들이 인디를 표방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못하면 음악하지 말아야 되요. 아니면 연습을 더하고 음악을 하든지.. 튜닝이 안되는 친구들이 자긴 인디야 그러면서 못해도 된다는 식의 연주를 해버리면 그게 무슨 인디예요? 가치를 논할 게 없는 거죠. 못하면서 해프닝으로 어떻게 판 한장 내가지고, 소리 좀 지르고 기타 꽝 치면 그게 록인지 알고.. 그러면 안되죠. 저는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해요. 그게 활성화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게 가뜩이나 우리나라처럼 록의 뿌리가 없는 상황에서 그 런 친구들이 인정받고 대접받고 마치 록 음악, 인디 음악의 주도인 양.. 해프닝 밖에 없고 음악은 없는데.. 해프닝을 위주로 하는 록 밴드. 이게 이해가 안간다는 거죠. 반성하고 노력해야 되요.

- 그런 부분들이 실제로 인디 밴드들이 오래 활동하지 못하는 이유일수도 있겠네요?

근데 오래가지도 못하지만, 없어지면 자꾸 다른 이름으로 또 하고, 없어지면 다른 친구들이 나오고..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거예요. 쉽게 얘기하면 클럽 문화라는 거는 잘 하는 친구들이 클럽에서 발탁이 되서 메인 스트림에 올라와야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못하는 친구들끼리 우글우글 대다가 어떤 해프닝에 의해서 판을 만들어 낸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되요. 상업주의의 또다른 어떤 기형아적인.. 제 표현이 거칠죠? 그런데 어쩔 수 없어요. 못마땅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 우리나라 음악에서 거품이라고 생각되는 점

우리나라 음악 자체는 거품에 대한 문제가 별로 없는데, 이젠 포장하는 부분에서 거품이 많겠죠. 그러니깐 뭐.. 음반 제작비는 5천만원인데 PR비는 5억이 드니깐 그게 거품이죠. 근데 그거는 메인스트림에서는 어쩔 수 없어요. 왜냐면 그걸 가지고 뭐라고 그럴 수 없는 게, 대중 음악이고 파퓰러 뮤직이기 때문에 팔아야지 그게 유지가 되는 거잖아요. 팔아야지 유지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거 자체는 거품이라고 생각 안하는데, 다들 뭐랄까 비전문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거죠. 솔직히 대중가요 위로 들어가면 전문가들이 없어요.. 대중가요를 만들기 위해 집행하는 사람들 보면 음악을 만드는 전문가들이 없어요. 음악에 대해서 모든 걸 정확하게 판단하고 해석해 낼 수 있는 전문가들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거품이 생긴다고 봐야죠.

- 자신을 어떤 뮤지션이라 표현하고 싶은지?

저는 글쎄 대중가요를 만드는, 현 대중가요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잘해보고 싶은 사람 중의 하나예요. 인디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제가 잘해서 걔네들 못한다.. 이게 아니라 우리가 최소한 그 나이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데.. 저변이 넓어지는 건 좋지만 수준이 떨어졌어요. 수준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답답하게 생각을 하는 선배 뮤지션 중의 하나..

-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나?

선배들에게 칭찬받는 뮤지션보다는 후배들한테 대접받는 뮤지션이 되는 게 가장 정답일 듯. 워낙 후배들이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후배들한테 배우는 것도 너무 많고, 그거에 의해서 정신 차리는 것도 많고 그래요. 몇년 간 저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진 면도 없지 않아 있었고. 이제는 그렇지 않은데.. 어쨌건 후배들과 더불어 음악을 하는 게 재미있어요.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음악을 좀 진지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깐 뭐. 자기가 그걸 업으로 삼고, 내지는 그걸 업으로 삼지 않든 간에, 음악을 대할 때는 진지하게 대해서 그걸 느껴야지 껌씹듯이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는... 음악은 그런 것이 아니거든요. 자기가 어떤 음악을 듣고 자라왔고, 현재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가 어떤 뮤지션을 보면 느껴져요. 현재 하고 있는 음악을 보면 과거에 어떤 뮤지션을 좋아했고 어떤 음악을 들었고 어떤 노력을 했겠구나가 보여요.. 또 보여야지 정상이고..

예를 스티비 레이본이라는 기타리스트를 보면 지미 헨드릭스를 좋아했겠구나가 보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요즘 애들은 그런 게 없어요. 되는대로 저거 떴데.. 누가 어떤 악기를 썼데.. 그럼 뭐해요.. 자기가 그런 악기를 써서 그게 안 나오는데.. 암튼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게 향후 자기 음악 생활을 어느정도 이어나갈 수 있는 키포인트예요.

엔지니어 하시는 분들도 요즘은 테크놀로지 쪽으로는 너무 정보가 많기 때문에 잘못하면 자기가 뭐하는 사람인지 자기도 모를 때가 있을 꺼예요. 맨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플러그 인이 어떻게 됐데.. 이거 음악은 안 듣고 플러그인만 가지고 24시간을 밤을 새시곤 하는데, 그걸 어떻게 운영을 하느냐가 문젠죠. 어떻게 운영할 생각은 안하고 그 테크놀로지에 빠져서 결정적으로 해야될 거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은 듯 해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뮤지션이 먼저 되야 된다는 얘기죠. 그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도전을 해야 된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

제가 생각하는 제 음악의 방향은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그 당시에 유행하는 그 패턴들 때문에 음악을 하는 사람은 아니예요. 그때그때 지금 제가 좋아하는, 그리고 제가 과거에 들어왔던 음악들 중에 가슴을 건드리는 음악을 연상하며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유행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어떻게 보면 최신 유행의 테크닉을 빌릴 뿐이죠.. 앞으로도 그렇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러니깐 좋은 음악들은 옛날 과거에 만들어졌던 거를 들어보면 지금 들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거든요.. 그런 음악들을 만들려고 노력을 할꺼고..

사업적으로는 지금 준비하는 Eolith Music 뮤직이라는 타이틀을 조만간에 벗고, EO Enter(www.eoenter.com)라는 회사를 만들어요. 새로 법인화가 되고 있는데 온라인 캐스팅 사업을 시작단계에 있어요. 5월 초에 오픈이 되고.. 뭐 다른 사이트랑 다른 점이라면 온라인 상에서 오디션 보고 오프라인 상에서 오디션 봐서 결과물을 갖고 음반 제작해서 가수 키우는 건 마찬가진데, 우리는 작곡가와 뮤지션들까지 영역을 넓혀서 송 뱅크 개념의 사이트가 되겠죠.

제작자들도 와서 들어보고 뮤지션들도 와서 들어보고 그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사업이예요. 예를 들자면 일반인들하고 프로페셔널 작곡가들하고의 연계.. 일반인들이 쉽게 주영훈 곡을 받고 싶은데 가수로 데뷔를 하건 말건 간에 주영훈의 곡을 내가 직접 불러보고 싶다. 발표된 거 말고.. 노래방 말고.. 그런 거 연결해 줘서 CD로 만드는 사업도 저희 컨텐츠 중 하나예요. 구체화 됐고요.

- 즐겨 듣는 음악은?

너무 많은데.. 너무 많죠 Funk하고 Soul한 밴드들은 다 좋아해요. Jamiroquai, Brand New Heavies 등.. 그리고 어쿠스틱하고 일렉트릭이 많이 섞여있는.. 그런 음악들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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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작하게된 계기에 대해